-부산대·서울대 연합팀 타이디보이
-'로보컵 2023' 양 리그 우승 거둬
-로보컵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
-"가정용 로봇 제작에 기여하고파"

우리 대학 학생들이 소속된 로봇팀 ‘타이디보이(Tidyboy)’가 국제 로봇대회 ‘로보컵(Robocup) 2023’에서 출전한 두 개의 리그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양 리그 우승은 로보컵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이다.

타이디보이는 우리 대학 이승준(전기공학) 교수 연구실 학생들과 서울대 학생들로 구성된 연합팀으로 2018년부터 꾸준히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우리 대학에서는 강태웅·김준영·이재봉·송동운·샤디나스라트·안기재·조민성 등 7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2년간 출전한 로보컵에서 우승 1회, 준우승 1회라는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올해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타이디보이는 지난 7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프랑스 보르도에서 열린 ‘로보컵 2023’에 참가했다. 로보컵은 1996년 창설 이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인공지능 로봇 대회다. 올해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일본 동경대학 △독일 본 대학 등 세계 유수 대학의 팀을 포함해 전 세계 45개국 선수 2,5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팀들은 △로봇 축구 △홈서비스 △산업 자동화 △재난 구호 등 다양한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타이디보이는 그 중 ‘홈서비스’ 부문에 참가했다. <채널PNU>는 지난해 준우승 인터뷰에 이어 타이디보이 소속 우리 대학 학생들을 최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지난 7월 4일부터 '로보컵2023'에 참가한 '타이디보이' 팀과 로봇 사진(좌측 부산대 자체 제작 로봇 '루시우', 우측 상용 'HSR' 로봇) [타이디보이 제공]
지난 7월 4일부터 10일까지 '로보컵2023'에 참가한 '타이디보이' 팀과 로봇 모습. 부산대 자체 제작 로봇 '루시우'(왼쪽)와 상용 'HSR' 로봇. [타이디보이 제공]

△ 학우들에게 이번에 우승한 ‘OPL’과 ‘DSPL’ 리그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면?

-‘OPL(Open Platform League)’과 ‘DSPL(Domestic Standard Platform)’은 우리 팀이 참가한 ‘홈서비스’ 부문의 세부 리그 종목이다. 홈서비스 부문은 실제 가정환경과 유사한 세트장에서 인간을 돕는 서비스 로봇의 기술을 겨루는 종목이다. 세부적으로는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 임무’와 ‘물체 조작 임무’ 등의 수행 능력을 중심으로 완성도를 평가한다. 그중에서도 OPL 리그에는 자체 개발 로봇으로 참여해야 하고, DSPL 리그에는 일본 토요타에서 제작한 상용 로봇을 사용해야 한다.

△ OPL 리그는 올해 새롭게 도전한 리그임에도 세계 1등을 거머쥐었다. 어떤 노력이 있었나?

-작년에 참가한 DSPL 부문에서 상용 로봇이 기능 고장을 일으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작년의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올해는 상용로봇뿐만이 아니라 자체 제작 로봇에도 도전한 것이다. 연합팀 내에서도 우리 대학이 자체 제작한 로봇 ‘루시우’를 사용해 OPL 리그에 출전했다. '루시우'는 상하좌우 모두 이동이 가능한 '옴니 휠'과 상용 로봇팔을 조합하여 만든 ‘모바일 매니퓰레이터’(인간의 팔과 유사한 동작을 제공하는 기계적인 장치) 형식의 로봇으로 정밀한 조작에 공을 들였다.

△ 올해는 재작년과 작년 '로보컵'에서보다 뛰어난 기록을 냈다. 지난 대회와 비교해 올해 특히 더 성장한 기술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

-로봇의 인식 기술 부분에서 다양한 알고리즘을 만들며 큰 성장을 이뤘다. 앞선 대회에서만 해도 우리 로봇은 카메라를 통해 물체 인식을 하는 정도였다. 현재는 다양한 센서 정보를 이용해 특정 사람을 트래킹하거나 자세를 인식하는 모듈을 개발하는 등 기술적으로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 덕분에 이번 대회에서는 정밀한 물체 조작 능력으로 접시처럼 파지가 어려운 물체를 다양한 방법으로 파지하는 기술을 보유할 수 있었다.

△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열심히 제작한 프로그램이 다른 GPU가 장착된 컴퓨터에서는 작동되지 않는 사태가 자주 발생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컴퓨터마다 적절한 버전의 드라이버를 찾아내고 각 컴퓨터에 맞춰 인식 알고리즘을 새로 변경하는 수고를 들였다.

또한 OPL 리그에 올해 처음 도전하는 만큼 카메라 센서의 정보 및 주행 모듈이 주어져 있지 않아 처음부터 계산해 만드는 과정을 거쳤다. 로봇이 실전에서도 잘 작동할지도 염려됐다. 대회에서 우리 연구실이 준비한 기량을 모두 보여주는 데 신경을 쓰느라 다른 팀을 견제할 여력도 없었다.

△ '타이디보이' 활동을 통해 서울대학교와 6년째 협력하고 있다. 서울대 학생들과의 팀워크는 어떠한가?

-서울대와의 팀워크는 현재 매우 양호하다. 특히 이번 대회의 경우에는 단순히 학습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서로가 가진 기술 및 노하우까지 공유했다. 긍정적인 상호작용 덕분에 더 좋은 모듈들을 만들 수 있었다.

△ 향후 '타이디보이'의 방향성 및 로봇 산업에 기여하기 위한 학생들의 포부가 궁금하다.

-내년 참가 여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내년에도 참가한다면 로봇의 데이터 학습 쪽에서 더 좋은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는 데이터 학습에 있어 사람이 수동으로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따라서 앞으로의 로봇 발전을 위해 데이터 학습 과정 일부를 자동화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대회에서 입증된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 보급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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