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PNU '강의평가 설문조사' 실시
-주관식 문항 평가 참여도 낮아
-반영 여부 알고 싶단 목소리 커

지난 학기 성적을 열람하기에 앞서 ‘강의 평가’에 임한 학부생 A(무역학, 21) 씨는 모든 항목에 10초 만에 답했다. 객관식 문항은 거의 읽지 않고 같은 답을 선택하고 주관식 문항은 빈칸으로 뒀기 때문이다. A 씨는 “주관식 문항이 강의 품질 개선에 도움이 될 꺼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반영됐는지도 알 수 없어 시간을 들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대 강의평가 설문조사' 결과 [심세희 기자]
'부산대 강의평가 설문조사' 결과 [심세희 기자]
'부산대 강의평가 설문조사' 결과 [심세희 기자]
'부산대 강의평가 설문조사' 결과 [심세희 기자]

우리 대학 재학생 대다수가 A 씨와 같이 강의 평가에 제대로 임하지 않아 강의 평가가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의 평가가 수업 질을 개선하고 교수와 학생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창구로 완전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 대학 강의 평가는 현재 한 학기에 2회 진행된다. ‘중간 강의평가’는 객관식 4문항과 주관식 1문항으로 구성되고, ‘기말 강의 평가’는 객관식 9문항과 주관식 1문항으로 구성된다. 강의평가 객관식 문항에 최저점(1점)을 부여했을 경우 학생은 구체적인 사유를 적는다. 기말 강의평가는 성적을 열람하기 전 해야 하는 의무사항이다. 

지난 10월 7일부터 25일까지 채널PNU가 153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산대 강의평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강의평가 객관식 문항에 성실히 참여하는 학생은 76%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구체적 개선점을 제시할 수 있는 주관식 문항 참여도는 소수 강의나 아무 강의에도 성실히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절반이 넘는 것(54%)으로 확인됐다.

이는 강의의 질을 개선할 가능성을 낮춘다. 서재권 교수(정치외교학)는 “객관식 평가 결과만으로 수업에 대한 만족도와 개선점을 확인하기 불충분하다”며 “주관식 답변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항들이 있어 수업 개선에 반영하는데 내용을 적는 학생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피드백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반영에 ‘갸웃’

학생들은 강의 평가 내용이 수업 보완으로 이어지는 것 같지 않다고 보고 있었다. ‘강의 평가 내용이 수업에 반영되는 것 같냐’는 질문에 ‘그렇다’가 25%인 반면 ‘그렇지 않다’가 37%로 많았다. 이들은 ‘학생들의 강의 평가를 교수님들께서 중대하게 인지하지 않으시는 것 같아 아쉽다’ ‘수년째 시험문제를 똑같이 내시는 등 평가가 반영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 강의 평가가 실제로 강의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알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강의 평가 참여도가 올라갈 여지가 크다는 것을 시사했다. 

실제로 우리 대학에는 강의 평가 후 문제가 개선됐음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 수강신청 시 학생들은 수강과목의 직전 학년도 동일 학기 강의평가 결과만 확인할 수 있다. 강의평가 결과가 교원의 △업적평가 △포상(교육자상) △교육활동사업비 등에 반영돼 평가 결과가 수업의 개선으로 연결되도록 유도하는 장치만 운영되고 있다.

설문조사 참여자들은 쌍방향 방식 소통에 목말라했다. ‘강의평가를 통해 어떤 부분을 개선할 것인지 학생들에게 알려주면 좋겠다’ ‘교수님이 강의평가 피드백을 작성하고 고지해야 하는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등 의견을 내놨다. 2010년 한국산학기술학회에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영국 켄트 대학교는 학생 평가에 따른 해당 교수의 개선사항을 다시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쌍방향 방식의 피드백 시스템’을 활용 중이다. 

■“평가 실효성 높여야”

하지만 대학 본부 측은 현재의 강의 평가 개선 확인 방식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현재 수강자들과 다음 학기 동일 과목 수강자와 달라 평가 내용이 다르고 이에 개선점 수용도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중간 강의평가를 활성화하거나 의무화하는 방안에 힘이 실린다. 수강 기간에 강의를 개선할 수 있는 중간 강의평가가 기말 강의평가처럼 의무적으로 시행하거나 활성화되면 전체 강의평가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학부생 B(경영학, 19) 씨는 “중간 강의평가가 활성화 된다면 현재 강의평가의 문제점인 학생들의 무성의한 답변과 일방적인 소통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와 교수님의 적극적인 의견 반영이 이루어질 수 있는 보완책을 통해 더욱 의미 있는 강의평가로 발전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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