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3년 만에 대면 개최
-불참하면 전공수업 결석에 불만
-”참석 강요 대신 유인책 필요해”

우리 대학 기계공학부가 코로나19로 사라졌던 ‘강제성’ 체육대회를 3년 만에 다시 열기로 해 학생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학생들은 전공수업 출석을 미끼로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체육대회를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10월 20일 기계공학부 학생들에게 발송된 단체 문자. [취재원 제공]
지난 10월 20일 기계공학부 학생들에게 발송된 단체 문자. [취재원 제공]

지난 10월 20일 우리 대학 기계공학부는 오는 10월 27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대운동장에서 ‘교학체육대회’(이하 체육대회)를 개최한다고 학부 홈페이지에 밝혔다. 단체 문자를 통해서도 1, 2, 3학년 및 ‘제품개발설계(Capstone 1)’를 수강하는 4학년 학생은 모두 체육대회에 참석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계공학부에 따르면, 참석 여부는 행사로 대체된 전공 수업의 출석 점수에 반영되며 불시에 확인한다. 또한, 체육대회 직후에 집단 면담이 예정돼 있어 면담 희망자는 체육대회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기계공학부 학생들은 불이익을 내세워 참여를 강제하는 체육대회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체육대회 일정이 공지된 지난 10월 20일 우리 대학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또 시작이네 이 XX 기계과’, ‘1000명이 넘는데 단합이 되겄냐고’, ‘이거 일커져서 기사나와도 강행할꺼같냐’와 같은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체육대회에 처음 참석 예정인 A(기계공학, 20) 씨는 “평소에 교류가 없는 동기들과 하루의 체육대회로 단합이 이뤄지거나 교수님과의 집단면담이 잘 이뤄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2회 참석해 본 기계공학부 3학년 B 씨는 “참석율은 저조한데 학부에서 요구하는 인원이 있으니 항상 대기시간이 길었다”라며 “오전에 전공수업이 2개나 있기에 (출석 인정을 위해) 참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이어지는 학생들의 불만에도 기계공학부는 체육대회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부 특성상 엔지니어를 양성하려면 협동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기계공학부 행정실 관계자는 "기계공학부는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학부인데, 엔지니어에게는 팀워크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전공 수업이 가장 많은 목요일에 열만큼 체육대회를 크고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성적열람에 필요한 면담 기회는 체육대회 날 외에도 존재하지만, 체육대회에 참석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얻어가는 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부 행사가 진정한 단합을 돋우려면 불이익이 아닌 유인책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유한 단합의 목적과 학생의 자율성을 충족하는 적절한 혜안이 강구돼야 한단 지적이다. C(기계공학, 17) 씨는 “단합 자체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요즘 MZ세대에게 이런 거 딱 질색 아니냐”라고 말했다. 기계공학부 학생 D 씨는 “정보컴퓨터공학부는 전공을 살리는 대회를 연다”며 “우리도 체육대회 말고 캐드 모델링 대회 같은 걸 하면 안 되나”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대학 ‘2021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일 기준 기계공학부 재학생 수는 1,327명으로 학부 및 학과 단위 중 가장 많으며, 경제통상대학 재학생 수(1,289명)보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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