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캠퍼스 대학생활원 중 가장 비싸
-아침 식사 없애고 단가 올려도 제자리
-대학생활원 재정난 호소···"본부 나서야"
이번 학기부터 아침 식사 제공을 중단한 대학생활원 밀양캠퍼스분원이 ‘부실 급식’ 논란에 휩싸였다. 아침 식사 제공을 중단하면 식사의 질이 나아질 거라 기대했던 원생들의 원성이 크다.
지난 3월 1일 우리 대학 대학생활원 밀양캠퍼스분원(이하 대학생활원)은 아침 식사 제공을 중단했다. 일일 3식을 제공하던 식당이 2식(점심·저녁 식사)만 제공하기로 한 것(채널PNU 지난 5월 19일 보도·관련 기사 하단)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지출해야 할 식비는 크게 줄지 않았다. '2022학년도 대학생활원생 모집 요강'에 따르면 밀양캠퍼스의 일일 2식 기준 식비는 79만 6,400원으로 지난해 일일 3식 기준 식비 87만1,560원보다 7만5,160원밖에 줄지 않았다. 매일 한 끼, 매달 서른 끼 정도가 줄었지만 식비가 줄어든 비율은 8.6%에 불과한 것이다. 이를 월 단위로 산정하면 약 2만 원 적게 내는 것과 같다.
대학생활원 급식 단가는 우리 대학 3개 캠퍼스 대학생활원 가운데 가장 높고, 올해 급식단가 인상률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식비를 식사 횟수로 나눈 급식 단가는 3,620원으로 올해 대학생활원 부산캠퍼스의 급식 단가인 2,970원보다 약 18% 비싼 금액이다. 인상 폭도 크다. 지난해 급식 단가인 2,690원보다 약 25.7% 올랐으며 이는 지난해 급식 단가 인상률 6.7%(2020년 급식단가는 2,510원)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하지만 상황은 그대로거나 악화했다. 급식량이 부족하거나 같은 메뉴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원생들은 부실 급식이라고 불만을 터뜨리기 때문이다. 취재 결과, 대학생활원은 지난 4월 12일 저녁에 새알미역국을 제공한 데 이어 다음 날 점심에 대합미역국을 제공했다. 또한 4월 20일 저녁부터 23일 저녁까지 7식 중 3식에 김치찌개를 제공했다. 원생 A 씨는 “아침을 없앤 것도 불만인데 점심과 저녁의 양과 질은 그대로”라며 “대학생활원이 내린 결론은 아침을 없애고 아침에 든 돈을 점심과 저녁에 주겠다는 것 아니었나”라고 말했다. 원생 B 씨도 “아침 식사를 폐지했으면 점심, 저녁 관리라도 제대로 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생활원은 애초에 제공하는 식사 횟수를 줄인다고 해서 재정적 어려움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일일 3식이나 2식이나 주문해야 하는 식자재량과 값은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대학생활원 손혜영 영양사는 “지난해 설문조사 시 원생들에게 2식과 3식의 전체 금액을 비교해 알려줬고 원생들이 전체 금액과 상관없이 아침 식사 폐지를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부실 급식 논란에 대해서는 식사 인원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해명했다. 손 영양사는 "평균 식수 인원대로 음식을 준비했다가 갑자기 원생들이 몰리면 대체 메뉴를 주기도 한다"며 “삼계탕이나 치킨 등 식비보다 비싼 메뉴를 만드는 날이 있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식단이 나가는 날도 생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를 거듭하고 식사를 둘러싼 문제가 지속되자 원생들 사이에선 대학본부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부실 급식'의 원인이 대학생활원의 고질적인 재정난이라면 학교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생 C 씨는 “인근에 식당도 없는데 일일 3식을 제공하는 건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부산캠 원생들처럼 우리들도 아침·점심·저녁을 자율적으로 먹고 싶다"라고 말했다. 원생 D 씨는 “매일 먹을 수 있는 끼니는 줄었고 급식 단가도 올랐는데 변한 건 없다”며 “대학생활원이 해결을 못 하면 대학본부라도 나서서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