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교수노조, 천막농성 장기화 조짐
-전임교원 확보율 서울대 비해 낮고
-강사 채용 규모도 턱없이 여전 부족

지난 5월 3일 오전 우리 대학 대학본부 앞.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분회가 한 달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지난 44일부터 매일 7시간씩 5명이 돌아가며 자리를 지키며 주장하는 건 강사 공채 규모 확대교양과목 개설권 학과 이관’. 이들은 강사 채용을 늘리고 교양과목 개설권을 학과에 돌려주는 것이 교육환경 개선, 나아가 학습권 신장과도 직결된다고 주장한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분회가 대학본부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현희 기자]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분회가 대학본부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현희 기자]

분회가 지적하는 대학 강사 채용난은 1990년대 시작해 30년간 지속된 고질적인 문제다. 분회는 다양한 전공을 가진 전임 교원을 대학이 충분히 뽑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2021년 기준 우리 대학 전임 교원 확보율(재학생 기준)85.9%, 서울대학교(121.81%)보다 약 36% 정도 낮은 수치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우리 대학 분회 이상룡 분회장은 "대학 개혁은 교육 개혁이고, 교육 개혁의 대원칙은 교육의 다양성 확보이며 이는 교원의 다양성에서 나온다""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교원을 확보해 다양한 지식과 이론을 학생들이 배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 대학은 강사법 시행 후 채용 규모를 줄였다가 점차 늘리고 있다며 소극적인 입장이다. 대학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에는 강사 1,038명을, 강사법 시행 후 첫 공채인 2019년에는 745명을 채용해 그 규모가 줄었으나 올해는 925명을 채용하며 강사법 시행 전 규모로 돌아가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에 대해 분회는 학문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반박한다. 이 분회장은 "학과 운영을 위해 필요한 전임 교원을 뽑을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강사 채용의 비중을 늘려 교육의 부실과 학습권 침해를 해결해야 한다""강사의 인건비조차 아껴보겠다는 정책은 대학이 망하는 시간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분회는 천막 농성을 시작하고 지난 4월에는 차정인 총장, 김재식 교무과장, 김은주 교육혁신처장 등을 만나 개별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요구사항을 명확하게 전달하며 변화를 촉구했다. 이 분회장은 대학본부 측에서도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판단했지만 아직까진 별다른 변화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먼저 협상 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 현재 공채 계획은 없고 학과에서 공채를 요청하면 대부분 수용해 공고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사 공채 규모 확대교육환경 개선을 주장하는 이들의 외침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분회장은 "단순히 강사를 많이 채용해달라는 것이 아니다""우리는 대학이 해야 할 사회적 책무를 강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대학본부 교무과 관계자는"5월 중으로 단체 협상을 진행하여 노조 측 요구 사항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협상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