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사진전 부산전시 연계 특강서
-LA폭동, 북한 등 취재 경험과 생각 전해
-"한국에서 우리 문화 알리는 데 힘쓰고파"
“좋은 보도 사진은 ‘비주얼 스토리텔링’이 필요합니다. 취재를 철저하게 한 뒤, 사진으로 스토리를 보여 주는 동시에 객관적인 보도가 드러나야죠.”
한국인 최초로 두 번이나 퓰리처상을 수상한 포토 저널리스트 강형원 기자가 지난 4월 2일 ‘퓰리처상을 빛낸 사람들: 기자정신’ 특강의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서 과거 직접 취재한 경험과 사진 기자의 삶을 생생하게 풀어냈다. 특강은 부산문화회관이 주관한 ‘2022 퓰리처상 사진전 부산전시’와 연계해 퓰리처상 수상자들을 초청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강연은 강 기자가 첫 퓰리처상을 수상한 92년도 LA폭동으로 시작됐다. LA 폭동은 1992년 4월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흑인들이 일으킨 폭동이다. 1991년 백인 경찰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한 흑인 로드니 킹 사건에 분노하여 일어났지만, 미국 경찰의 한인 타운 치안 방치로 한인들과 그들이 운영하는 가게가 타깃이 됐다.
강 기자는 “나 또한 이민자다. 한인들이 피해를 본 상황에서 나만 잘산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폭동 두 번째 날 한인 타운에 들어가 자원봉사자들을 취재했다”고 말했다.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놓친 장면이 있냐는 청중의 질문에 “많은 곳을 돌아다니다가는 (사진을) 한 장도 못 찍을 것 같았다”며 “한 영역을 정해 선택적으로 촬영했다”고 답했다.
북한 취재 당시 어려웠던 상황도 소개했다. 그는 1995년 북한 독점 취재 권한을 따냈지만 도착 당일 격리됐다. 갑작스럽게 비자가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강 기자는 북한 병사와 찍은 사진을 소개하며 “발이 묶인 상황이었지만 한 장면이라도 더 사진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취재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득력 있게 말했더니 입국 허가가 났다”며 “기자란 어떤 상황에서도 궁금증을 가지고 취재해야 하는 직업이다”고 말했다.
강 기자는 ‘포토 저널리스트’는 저널리스트(Journalist)와 포토그래퍼(Photographer)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저하게 취재하면서도 대상이 되는 사건뿐만 아니라 이슈 자체를 깊이 있게 이해하여 적절한 비주얼 스토리텔링(Visual Storytelling)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 기자는 “정직하게 객관성을 유지한 정보만을 담아야 진정한 포토 저널리스트의 사진”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으로 돌아와 전국 곳곳의 사진을 찍으며 'Visual History of Korea Vol.1'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강 기자는 “우리 역사에 아름답고 위대한 문화가 많은데, 영어권을 비롯한 세계에서 잘 모르는 것이 안타깝다”며 “우리 문화의 위대함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강 기자는 미국 LA타임스를 거쳐 AP통신과 로이터통신에서 근무했으며, 1993년과 1999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는 현재 Visual History of Korea의 칼럼니스트이자 포토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한편 ‘퓰리처상을 빛낸 사람들: 기자정신’ 특강은 오는 4월 9일과 23일 최상훈 기자와 김경훈 기자가 강연을 이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