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눌려 왔던 성에 대한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면서 문화 영역에서도 다양한 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트랜스젠더 혹은 또 다른 성이 다가가기 어려운 주제라고 생각된다면 이를 다룬 영화부터 정복해보자.
  처음으로 소개할 영화는 <천하장사 마돈나>다. 세계적인 핀업걸인 마돈나와 천하장사. 어울리지 않는 이 조합은 제목부터 모순적이다. 영화는 남자 주인공이 성전환 수술비를 벌기 위해 ‘남자다운’ 남자를 가리는 씨름대회의 우승을 노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또한  트랜스젠더라는 낯선 소재에 평범한 고등학생을 등장시키면서 여자가 되고 싶은 한 소년이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손정희(중어중문 1) 씨는 “트랜스젠더를 제대로 다루는 영화가 트랜스젠더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사회적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IMF 경제 위기 이후 기득권으로 대표되는 남성, 가장의 권위가 추락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영화는 남성을 부성의 부재와 무능력한 남성으로 그려낸다. 박재현(예술문화영상) 강사는 “이 영화는 한국 사회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며 “영화는 남자와 여자로 나뉘던 이분법이 무너진 것을 보여주며 사회적 약자인 트랜스젠더를 조명한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영화로는 빌리 엘리어트가 있다.

  외국 영화인 <헤드윅> 역시 트랜스젠더에 대한 대중적 거리감을 줄여준다. 헤드윅은 성전환 수술에 실패한 남자의 삶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토마토를 가슴에 넣고 다닌다. 여자는 여성적인 외향을 가져야 한다는 사회의 시선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연구소 김시무 소장은 “토마토로 위장했던 가슴을 드러내는 장면은 트랜스젠더인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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