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역할과 기능

노동문학은 1990년대부터 출판되는 작품 수와 집필하는 작가가 줄기 시작하면서 현재까지 관심도가 낮다. 하지만 노동문학의 가치를 아는 일부 작가와 독자층은 노동문학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울산노동뉴스가 주최한 노동문학교실에서는 20여 명의 노동자, 노동운동 활동가들이 노동문학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노동문학교실을 기획한 서분숙 작가는 “노동자들에게 자신들의 삶을 담고 있는 문학을 알려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노동문학은 노동자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 중에서도 노동 문학의 한 장르인 르포는 독자들이 현장에 가지 않더라도 상황을 알 수 있도록 사실 위주로 내용을 전달한다. 르포는 소설, 희곡 등의 노동문학 장르가 빛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창작되고 있다. 시인이자 르포 작가인 오도엽 씨는 “르포가 가지는 생생한 전달력과 진실성을 계속 유지하면서 동시에 독자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선동적 구호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전했다.
 

노동문학은 노동운동이 활발한 1980년대에 노동자들의 의식을 고취시켜 직접 참여를 이끌었고 현실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노동운동이 활발하던 시기에 노동 문학의 집필도 활발했으며 문학이라는 특성상 정보만 나열된 글보다 주제를 좀 더 호소력 있게 전달할 수 있었다. 안재성 소설가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독자들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어떤 매체보다 더 큰 전달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또 노동문학 중에서도 특히 시가 많이 읽히는 것에 대해 안재성 소설가는 “시가 가지는 진솔함과 진하게 묻어나오는 감정의 표현이 결합돼 독자들의 생각을 바꾸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꼽았다.
 

노동운동이 점차 줄어든 1990년대부터는 사회전반적인 흐름이 점차 사회적 영역에서 사적 영역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노동문학은 사회적인 문제를 직접 보여줌으로써 공공의 이익과 정의에 대해 일깨울 수 있는 역할을 했다. 노동문학을 읽는 독자들은 앞장서서 행동하는 모습에서 용기를 얻고 뒤로 숨는 모습에서 죄책감을 느끼며 노동문학을 도덕적 판단의 잣대로 삼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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