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직접 총장을 선출하는 총장직선제(이하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직선제가 선거를 과열시켜 비리의 원인이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직선제는 6월항쟁 이후 대학으로 불어온 민주화 바람의 결실로 학원 민주화에 이바지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해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하 국교련)를 비롯해 직선제 폐지를 반대하는 측은 직선제가 교육 민주화의 상징이며 원동력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직선제는 구성원들의 참여 의식을 고취해 대학 운영에 여론을 직접 반영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또한 직선제 도입 이후 국가의 개입을 최대한 배제하고 자율적인 대학 운영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선거 비리와 같은 문제는 철저한 총장 후보 검증 과정과 엄중한 선거 부정 처벌 책을 함께 마련해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988년 전남대에서 처음으로 직선제가 실시된 이후, 우리학교는 1991년 직선제를 실시했다. 교수들의 요구로 실시된 그 해 첫 직선제 총장선거에서 장혁표 교수가 14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현재 우리학교는 교수직선제와 더불어 직원에게 투표권 일부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총장 을 선출한다. 그러나 직원이 가지는 투표권은 전체 교수 투표권의 약 12%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다. 더불어 학생에게는 투표권이 없어 학생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학내 3주체 화합 도모에 한계가 있다. 현재 학생투표권을 보장하는 국립대학교는 경북대, 경상대 등이 있다. 경북대의 경우 학생에게 1차 투표 시 전임교원 수의 2%, 2차 투표시 1.7%의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를 이유로 총학생회는 학생투표권을 보장하는 완전직선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총학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학생총회 안건 중 하나로 ‘총장선거 학생투표권 보장’을 내세운 상태다. 총학생회(이하 총학) 과학생회발전국 김유란(수학 4) 국장은 “총장 선출이 학생과 밀접한 문제지만 직접적으로 관여할 방법이 없다”며 “총장 선출에 학생들의 여론을 반영하기 위해 학생투표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교수사회는 학생투표권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특히 지난 총장 선거에 출마한 여섯 명의 후보자 모두 학생투표권 부여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학교를 운영해야 하는 총장직 선출에 학생들의 선호가 반영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학교 총장추천임용위원회 김상현 전문위원은 “장기적으로 학생투표권의 필요성은 인정한다”고 밝혔으나 “총장선거 비리 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당장 학생투표권을 논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원 연덕원 연구원은 “직선제가 상징하는 학원 민주화의 가치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며 “폐지의 이유로 지적받고 있는 여러 문제는 오히려 교과부에서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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