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판매점 95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우리학교 앞에는 수많은 휴대폰 판매점들이 들어서 있고 개점 준비에 공사가 한창인 곳도 있다. 지난 2009년 효원문화회관에 휴대폰 판매점이 입점한 이후 현재는 본관, 넉넉한 터, 문창회관에도 판매처가 들어섰다. 실제로 지하철역 주차장부터 정문까지 휴대폰 판매점은 큰 대리점과 작은 점포까지 합해 모두 88개나 줄지어 들어서있다. 여기에 학교 안의 판매처 3곳과 효원문화회관에 입점한 4곳까지 합치면 무려 95개의 휴대폰 판매점이 부산대 안팎으로 위치해있다.


  학교 안에 스마트폰 판매처가 3곳 생겨난 것에 대해 임재욱(행정 4) 씨는 “학생들이 학습하는 공간인 학교 안까지 상업적인 기업들이 침투했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김도희(아동가족학 2) 씨는 “학생들에게 딱히 큰 특혜를 주는 것도 아니고 학교 안이나 밖이나 가격은 비슷한데 왜 생겼는지 모르겠다”라고 의아해했다. 이에 기획평가과 이재만 행정사무관은 “이는 단순한 판촉행사가 아니라 이번 달 말까지 구축되는 스마트 캠퍼스 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렇게 휴대폰 판매점이 많은 이유로는 △밀집돼 있는 판매점의 홍보 효과 △타 업종에 비한 높은 수익성 등을 들 수 있다. 정문 앞 QOOK&SHOW 장전직영점의 박정근 영업과장은 “많은 사람들이 부산대 앞 휴대폰 가게가 싸다는 인식 때문에 홍보 효과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부산대학로 상가번영회 박성철 회장은 “식당업이나 문화 관련업은 몇 달은 기다려야 수익이 나는 반면 휴대폰 판매점은 개점하자마자 흑자가 난다”며 “수익성 좋은 휴대폰 가게만 점점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한식(경제) 교수 역시 “우리학교 앞이 수요가 집중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업주들은 그러한 공급을 맞추는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부산대 앞 상권에 휴대폰 판매점이 압도적으로 많은 현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땅땅 부동산(가명)의 소장은 “대학가 문화를 즐기러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갈 곳이 없어진다”며 “많은 폰 가게들은 전체적으로 학교 앞 상권을 죽이는 아킬레스건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성철 회장은 “고등학생·대학생이 주 소비자층인 휴대폰 판매는 과소비와 충동구매가 많기 때문에 고객유입효과가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휴대폰 판매점이 많은 길은 피해서 돌아간다는 김보령(신문방송 3, 휴) 씨는 “학생들을 위한 문화 시설은 생기지 않아 부산대 앞보다는 남포동 같은 다른 공간을 찾게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부산대 앞에는 수많은 휴대폰 판매점이 있다는 사람들의 인식만큼 실제로도 88개나 되는 판매점이 있지만 이리저리 흩어져 있어 주변 점포들을 가리는 경우도 생긴다. 반면 대구 동성로에는 휴대폰 판매점 거리가 한 곳에 조성돼 있어 고객들의 발길을 더 끌어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박성철 회장은 “동성로는 특화된 거리가 잘 정돈돼 있다”며 “부산대 앞도 특화시킬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산대학로를 자주 방문한다는 제효진(장전동, 30) 씨는 “이왕 폰 가게가 많이 생긴다면 비교하기 쉽게 골목 한 곳에 밀집되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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