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는 예술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펀딩으로 자금을 확보해 활동 기반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예술과 잘 어울리는 
크라우드 펀딩

크라우드 펀딩은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으며 지원받는 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크라우드 펀딩은 특히 문화예술 활동과 잘 어울린다. 이용자들이 특이하고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것에 투자하는 경향이 예술 분야의 모금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예술가들의 독특한 활동이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하는 젊은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공병훈(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 교수는 “크라우드 펀딩 이용자들은 이윤 추구보다 사회적 의미가 있는 분야에 투자하는 편”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문화예술 분야는 크라우드 펀딩과 잘 어울린다”라고 전했다.

펀딩이 인터넷을 통해 진행된다는 점에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하나의 장점이다. 창작가의 예술 활동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기 때문이다. 또한 리워드로 제공되는 결과물까지 같은 페이지에 게시돼 후원자들은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시도하고 있는 활자 디자이너 박진현 씨는 “출시 이전에 프로젝트를 경험한 사람들의 후기가 펀딩사이트와 SNS로 공유되면서 홍보 효과가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모습에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들 또한 문화예술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분야의 펀딩을 카테고리로 묶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펀딩을 통해 독립 잡지 ‘날_서면’을 제작한 ‘0.9M’의 한정우 개발팀장은 “제작하려는 분야가 따로 구성돼 있으면 펀딩이 비교적 수월하다”라며 “또 한번 잡지를 제작한다면 독립 서적을 따로 분류하고 있는 플랫폼을 이용해 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금전적 지원 통해
예술인 한시름 놓아

예술가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해 활동에 필요한 초기 자금을 확보 할 수 있다. 대다수의 기초 예술 활동은 수익성이 떨어져 활동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하면 다수에게 금전적 지원을 받아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크라우드 펀딩에 실패하더라도 작품을 기획한 창작자의 금전적 손실이 적어 예술가들은 큰 부담 없이 크라우드 펀딩을 시도할 수 있다.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동예술지원센터 흥’ 최동환 기획팀장은 “활동에 필요한 공연용 트럭을 만들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했다”라며 “직접 돈을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팀의 이름과 활동으로 돈을 마련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즉각적으로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특히 신생 예술가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하는 지역 예술인 지원책은 그 수가 적고, 즉각적인 지원이 이뤄지기 어렵다. 또한 대부분의 지원이 결과를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예술가들은 쉽게 지원받기 어렵다. 이에 비해 크라우드 펀딩은 설정한 기간 내 목표 금액을 후원받으면 곧바로 모금액을 받을 수 있다. 한정우 개발팀장은 “지자체의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전에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선정돼야 한다”라며 “아이디어와 인력이 준비된 상황에서 1년을 기다릴 수는 없기에 크라우드 펀딩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혜지 주임 역시 “지금까지의 지원책은 신생 예술인을 지원하기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예술인들 또한 사람들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크라우드 펀딩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펀딩 자체 문제 해결돼야 

이러한 장점에도 크라우드 펀딩이 문화예술계에서 더 활성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크라우드 펀딩이 가진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예술 활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신뢰도가 확보돼야 한다.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되는 사이트에서는 검증 절차 없이 누구나 모금을 시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펀딩 주체에 대한 신뢰도가 보장되지 않는다. 실제로 플랫폼에 소개된 것과 다르게 제작된 에코백이 보상으로 제공되면서 많은 이용자들이 환불을 요구한 사례가 있었다. 공병훈 교수는 “크라우드 펀딩 자체에 대한 법은 마련돼 있지만 구체적인 제재가 부재한 상황”이라며 “제작 과정에서 모금액이 어떻게 사용됐는 지를 공개하는 등 펀딩의 신뢰도를 높일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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