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인 교수는 “학교 발전에 대한 구성원들의 열망이 당선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달 4일 열린 제21대 총장임용후보자 선거에서 차정인(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순위 총장임용후보자로 당선됐다. 정부의 임명을 기다리고 있는 그를 만나 선거 소감과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당선을 축하한다. 당선을 예상했는가.
좋은 결과는 기대했지만, 이렇게 많은 표를 얻게 될 줄은 몰랐다. 그만큼 우리 학교 구성원들의 학교 발전 열망이 뜨겁다는 걸 알았다. 어깨가 무겁다.
 
△총장 선거에 출마하게 계기가 무엇이었나.
2018년 <부대신문> 사설 중 ‘부산대가 좌초하고 있다’라는 글이 있었다. 토론회와 합동연설회에서도 말했지만 ‘부산대를 부산대답게’ 만들도록 필사적인 노력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강렬한 생각이 저를 이끌고 온 것 같다. 
 
△선거 과정 중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힘들지 않았다. 선거가 힘든 것은 그 본질이 경쟁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후보를 의식하지 않고 생각만을 분명하게 밝혀 평가를 받고자 했다. 학교의 대내외 환경을 파악해가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것만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선거에서 내세웠던 공약 중 급선무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우선 대학본부의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의 본질에 충실한 행정을 하고 싶다. 대학의 본질은 연구와 교육이다. 이를 주관하는 독립된 부서가 필요하다. R&D 미래전략본부를 개편해 연구처를 신설하려 한다. 다음으로 교무처의 업무가 과다하다. 교무처 업무 중 교육 관련한 것들을 분리해 교육혁신본부를 만들고자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준비는 본부에서 보직을 수행할 분들을 모시는 일이다. 소임에 대하여 높은 목표를 가진 분을 모셔야 한다. 또한 협력의 가치를 아시는 분이어야 한다. 무거운 임무에 비할 때 우리 모두는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외적으로 잡음이 많은 선거였다. 후보로서 어떻게 보았나.
우선 선거 자체가 깨끗하고 모범적으로 치러졌다.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고 정책경쟁이 치열했다고 생각한다. ‘직선제 폐해’라는 말은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 잡음이라면 투표권 관련 논란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강사의 투표권은 보장돼야 하며, 학생들의 투표권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교수회의 소관이긴 하나 총장이 되면 관심 가지고 올바른 해결을 위해 협력하고자 한다.
 
△선거 과정에서 교수, 조교의 지지에 비해 직원에게 큰 지지를 얻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나. 그리고 이 구성원 모두를 아우를 구상이 있는가.
본부 보직 경력도 없고 직원들도 저에 대해 알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런데도 선거 2차 투표에서 직원들의 표를 꽤 받았다. 선거 캠페인이 진행되고 직원들이 본인을 알아가면서 표를 주신 것 같다. 앞으로 유능한 직원들과 지혜를 모아가면서 재미있게 일할 것이다. 원칙과 합리와 공정, 협력과 상호존중의 공직 문화를 추구하며 실천해 나가려고 한다. 기본을 지키는 게 모든 좋은 것의 출발이다.
 
△본인이 1순위로 당선된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유권자가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제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다만 학교가 어렵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선거에 임했다고 본다. 선거 때 달성할 목표보다도 업무 추진 방법과 과정을 강조했다. 대정부 업무 방법론이나 학교 운영에서 의사결정의 △공정 △합리 △상호존중의 가치를 말했다. 이런 생각에 공감하고 신뢰를 보내준 게 아닐까 싶다.
 
△총장 취임까지 2개월 남짓한 시간이 남았다. 인수위원회에 대한 구상이 있는가.
인수위원회란 말에 권위적인 느낌이 있는 것 같아 대학본부에 준비위원회라는 단어를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총장임용후보자의 총장직준비위원회’란 규정이 신설될 거다. 선거 공약은 이미 기획처에서 구체적인 추진 계획과 예산 등을 검토하고 있다. 준비위원회의 목표는 취임 첫날부터 각 부서가 업무 공백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0명 내외 위원들과 착실히 준비해나가겠다.
 
△마지막으로 학교 구성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부산대를 부산대답게’라는 간절한 바람을 얘기하고 포부를 밝힌 데에 우리 학교 구성원이 넘치는 화답을 해주신 것 같다. 감동했고 깊이 감사드리고 있다. 부산대의 발전은 그 자체가 지역균형발전이며 대한민국의 발전과 직결된다고 확신한다. 큰 짐을 지게 됐다. 우리 학교 구성원들의 꿈을 생각하면 영광스러운 짐이다. 앞으로 쉽지 않은 일들이 많이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구성원들이 옆에 있고 함께 뜻을 모아줄 것이기에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나의 미션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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