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놓고 잊고 있던 회사의 주식이 갑자기 상종가를 치고, 거래소로부터 거액의 배당금을 받아 가라는 연락을 받은 기분. 11월 18일 월요일 오후에 학교 앞 이디야 커피에서 당선 소식을 알리는 전화를 받고 내가 느낀 기분이 딱 그랬다. 정확히 말하자면 ‘잊고 있던’이 아니라 ‘기대를 접었던’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눈 밖에 난 자식이 밖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성과를 올리고 오니 지금까지 쓴 어떤 글보다도 예뻐 보인다. 글쓰기를 통해 부모의 심정을 느낄 수 있다니 이것도 신기한 일이다. 수상하리란 기대가 없었기에 당연히 수상 소감문을 쓰리란 생각도 한 적이 없었다. 월요일에 통보를 받고, 수요일까지 소감문을 보내라고 안내를 받았으나 이틀의 시간은 지금의 기쁜 마음을 축약해서 글에 담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다. 그저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처음으로 ‘글쓰기’라는 분야에 있어서 부모님께 당당히 내보일 수 있는 성과를 생겼음에 감사하고, 거액의 상금도 감사하고, 계속 글을 써도 되겠다는 용기를 얻은 것이 무엇보다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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