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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100주년 속 웃지 못하는 여성 영화인들필름 속에 새겨진 한국 영화사 100년의 물결을 그리다
  • 김유정·정두나 기자
  • 승인 2019.10.20 04:19
  • 호수 1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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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가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각 연도 별 한국 영화의 대표작과 주목할만한 여성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한국 영화 산업이 가진 전반적인 문제점과 함께 여성 영화인이 겪는 고충도 짚어본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작년에 실시한 성인지조사 결과 아직까지 여성은 영화 산업에서 낮은 입지를 지니고 있다. 이에 국내 영화 산업에서 여성 영화인이 지닌 어려움과 그 발전 방안을 짚어보고자 한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18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총제작비 10억 원 이상 또는 최대 스크린 수 100개 이상의 상업 영화는 총 77편이다. 그중 여성이 참여한 상업 영화 수는 △감독 10편(13.0%) △프로듀서 23편(29.9%) △각본 23편(29.9%) △촬영 0편(0%)이다. 여성 감독과 제작자의 경우는 10%대에 불과하며 촬영에 참여한 여성은 전무하다. 이러한 수치에 대해 김유리 영화 감독은 “영화 현장에서 지위가 올라갈수록 남성 점유율이 압도적이다”라며 “남성의 비율이 높은 영화 현장에서 여성이 일자리를 얻고 정착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촬영 분야의 경우 여성 인력의 참여 수가 더욱 저조하다.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하던 촬영 분야의 여성 인력 비율이 지난해 0%를 기록하기도 했다. 상업영화와 개봉한 모든 영화를 뜻하는 실질개봉영화 간의 여성 참여율이 가장 크게 차이나는 분야 또한 촬영이다. 촬영의 경우 상업영화에는 여성 인력이 참여한 작품 수가 0편(0%)이지만 실질개봉영화에서는 7편(3.6%)이었다. 비상업영화인 다큐멘터리나 애니메이션과 같은 장르와 달리 상업영화에서는 여성이 촬영한 영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권은혜 프로그래머는 “영화 관련 직종 내에서도 촬영 쪽이 남성중심적인 문화가 반영된 곳”이라고 말했다. 촬영 부분에서 남초 현상이 짙어 여성 인력의 진입이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 영화연구소 김충국 연구원은 “과거에는 촬영 장비들이 무거워서 남성을 많이 고용했지만 촬영 장비들이 디지털화되면서 경량화, 소형화되고 있다”라며 “기술적 한계가 해소됐으니 여성이 촬영 분야에서 일을 못 할 것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물리적인 부분이 해결됐으니 촬영 분야에서 여성 인력의 수가 증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 장르에 따라 여성 감독과 여성 주연 영화의 성비가 달라지는 것도 문제다. 드라마와 멜로 같은 장르의 경우 여성 감독의 참여 비율 및 여자 배우가 주연인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이외의 장르에서는 여성의 참여율이 낮았다. 여러 장르 중 여성 감독이 가장 많이 참여한 장르는 드라마로 총 9편이다. 그 다음으로 △다큐멘터리 7편 △코미디 4편 △멜로·로맨스 3편 등을 기록했다. △스릴러 △범죄 △액션과 같은 장르에는 여성 감독 참여가 없었다. 여성 서사가 특정 장르에 치중돼 다양한 장르에서 여성 감독이나 배우가 활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액션 △전쟁 △사극 △SF 같은 장르는 남성 감독과 남성 주연영화가 완전히 지배하고 있는 반면 여성 감독과 여성 주연의 비율은 이러한 장르에 전무하다. 한정된 장르에 여성이 분포하는 것은 또다른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액션 △전쟁 △사극과 같은 장르는 다른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높다. 이러한 특정 장르에서 성별 편향이 일어나면 고예산 영화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결과를 만든다.

영화 산업에서 여성이 배제되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영화의 다양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여성 서사를 다루는 영화의 수도 적어진다. 권은혜 프로그래머는 “남성 감독이 만든 영화보다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인 경우에 여성이 주인공일 확률이 높다”라며 “여성 감독의 수가 적다는 것은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 여성 서사를 다룬 영화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여성 영화인을 위한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의 장이 계속 생기고 있다. 지난 5일 개최된 한국영화 성평등 정책 포럼에서 김선아 교수는 호주 정부가 도입한 임금보조정책인 Paid Attachment 제도를 언급했다. 임금보조정책은 영화 산업에 여성이 진입·재진입할 시 여성의 임금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스웨덴은 영화 산업에서 성평등 인식을 높이고 여성 인력에게 경제적 지원도 하고 있다. 제작자나 감독이 여성이거나, 여성 스태프의 참여가 높은 영화에 펀드를 마련해 지원하는 것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경우 ‘피치&캐치’를 시행하고 있다. 여성 감독과 PD 등 여성 영화 제작자들을 위해 제작 지원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국가 차원의 움직임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성 영화 정책은 국가의 결정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지나(동국대 영화영상학) 교수는 “영화계 내의 젠더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영화 현장 교육 등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현장 교육을 단발성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김충국 연구원도 “남성에게 편중된 영화노동 시장을 바로 잡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라며 “여성 할당제나 공공펀드 등을 통해 시장의 성차별적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국가 개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유정·정두나 기자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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