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당신>
(감독 이영 2015)
영상 상영이 끝난 후 작은 토론회가 이어졌다

 

지난 27일 성학관 102호에서 성 소수자를 다룬 영화 <불온한 당신> 상영회가 진행됐다. 이번 상영회는 사회학과 콜로키움과 초록영화제가 공동 주최했다. 김영(사회학) 교수는 “성 소수자를 빼고 인권 문제를 논할 수 없다”라며 “이제 우리 사회가 성 소수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라고 전했다.

상영회는 △영화 상영 △작은 토론회 △관객과의 대화로 이뤄졌다. 영화 <불온한 당신>은 1954년생 ‘바지씨’ 이묵의 삶과 현재의 성 소수자들의 삶을 함께 보여준다. 바지씨는 레즈비언, 트렌스젠더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기 이전에 성 소수자를 지칭하던 말이다. 그는 여자로 태어났지만 성별과 관계없이 스스로 결정한 모습으로 살아왔다. 그가 살아온 과거도 성 소수자에게 호의적인 사회는 아니였다. 항상 그는 사회에 어울리지 못하는 불온한 사람으로 비춰졌다.

현재 성 소수자들이 처한 상황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성 소수자들을 혐오하는 세력의 모습도 담고 있다. 서슴없이 욕설을 내뱉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의지가 없는 모습이었다. 영화 중간부터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과 그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성 소수자와 세월호 참사 피해자, 연결점이 없어 보이는 두 주체가 한 번에 등장한 것이다. 이를 통해 영화는 누구나 ‘잠재적 약자’로써 언제든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말했다. 퀴어퍼레이드에서 참가자들이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가 끝이 났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이어 작은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 김보명(사회학)교수는 “영화를 찍을 때 어떤 상황을 담고 싶었는지, 그들이 어떤 연결성을 가지는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영 감독이 영화 촬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영화 촬영 전 혐오를 활용한 정치가 반복되면서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은 항상 약자였기 때문에 성 소수자로서 두려움이 생긴 것이다. 이에 그는 이 모습을 영화로 담아 기록하고자 했다. 혐오 세력이 반대하는 삶이 무엇이고, 그 삶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떠한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영 감독은 “혐오는 차츰 성 소수자에서 학생, 노동자로 대상을 넓혀서 이뤄졌다”라며 “이런 모습을 영화에 담아 사회 속 연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참여자들이 쓴 쪽지를 바탕으로 대화가 이어졌다. 한 참여자는 쪽지를 통해 영화를 보고 익숙한 절망감을 느꼈다며 과연 혐오 세력과 대화가 가능할지 의문이 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혜란 프로듀서는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서로 공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는 말을 많이 한다”라며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어 주는 경험을 느끼게 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상영회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백송(사학 19)씨는 “처음에는 이묵의 삶만 조명하는 줄 알았다”라며 “하지만 다양한 사회 모습을 함께 보면서 많은 것들이 연결돼 있음을 느끼게 됐다”라고 전했다. 감독과 대화하는 시간이 유익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고민조(사회학 14)씨는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이 많이 됐다”라며 “성 소수자 혐오 세력에 대해서도 더 알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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