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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소외 현상에 직면한 노인들
  • 장원우 기자
  • 승인 2019.03.03 04:24
  • 호수 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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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모바일 뱅킹 두고 발걸음은 오프라인 지점으로

최근 A 할머니는 은행 업무를 보는 것이 힘들어졌다. 자주 가던 은행이 없어져 먼 곳 까지 가야 하기 때문이다. 사정을 들은 은행 창구 직원이 모바일 뱅킹 앱을 추천했다. 앱을 사용하면 돈을 보내기 위해 은행까지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금리도 더 높고 송금 수수료도 덜 든다는 이야기에 모바일 앱 사용에 도전했다. 앱에 가입하려고 하니, 화면 글씨도 작고 약관은 어려운 단어로 가득했다. 키보드 숫자도 잘 보이지 않아 돈을 보낼 때 액수를 잘못 입력할까 봐 걱정됐다. 결국 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것을 포기했다. 모바일 뱅킹의 혜택을 못 받는 것이 아쉽지만, 은행에 직접 가는 것이 마음놓였기 때문이다.

 

낯선 무인 기기에 밥도 못먹어

B 할아버지는 집 앞 돼지국밥 가게의 단골이다. 하지만 이제 그 가게에 가는 것을 망설이게 된다. 얼마 전, 가게에 갔더니 못 보던 무인 기기가 설치돼 있었다. 직원이 이제부터는 무인 기기를 통해 주문하라고 했다.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돋보기안경을 끼고 메뉴를 선택했다. 결제하려고 하니 기기에서는 카드 결제만 가능했다. 가지고 있는 것은 현금밖에 없는데 현금을 넣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한참을 기계 앞에서 망설이는 사이 그의 뒤로 길게 줄이 늘어섰다. 주문을 못 했지만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미안해져 그냥 가게에서 빠져나왔다. 무인 기기가 없는 곳을 찾아가던지 나중에 자식들과 같이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못하면 기차도 못 타

얼마 전 정년퇴직을 한 C 할아버지는 여행을 갔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 기차표를 사러 역에 1시간 일찍 도착했다. 하지만 표는 이미 매진돼 있었다. 사람들이 온라인 예매로 표를 다 사버린 것이다. 결국 그는 다음 기차를 타야만 했고 그마저도 입석만 남은 상태였다. 이후 그는 여행 가는 것을 꺼리게 됐다. 기차를 타고 오면서 서 있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컸기 때문이다. 그 얘기를 들은 자식들이 온라인 예매 방법을 알려줬지만, 이 또한 쉽지 않았다. 회원가입과 계좌 연결 등 해야 할 것이 많았다. 그가 계속 헤매자 자식들은 도와주기를 포기했다. 대신 여행 갈 때마다 자신들이 대신 예매 해주겠다고 말했다. 이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에 대한 무력감을 느꼈다.

 

장원우 기자  wdd110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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