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방문한 학생회관 404호. ‘釜山大學校合唱團(부산대학교합창단)’. 문 옆에 걸린 현판과 그 위 판각이 동아리의 오랜 역사를 추측케 한다. 고색적인 현판을 지나 하나둘씩 모이는 학생들 얼굴엔 긴장 반 기대 반으로 생기가 가득하다. 이내 각자의 방식으로 목을 푸는 학생들. 아름답고 힘찬 노랫소리가 피아노 반주와 함께 문 밖까지 울려 퍼진다.

부산대학교 합창단은 올해로 창단 51주년을 맞이한 역사 깊은 대학생 합창단이다. 매년 정기연주회를 여는데, 이를 위해 단원들은 방학 중에는 일주일에 한 번,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두 번 동아리방에 모여 연습한다. 작년에는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위문공연을 하기도 했다. 부산대학교 합창단 이광백(환경공학 14) 단장은 “부산대학교 합창단은 국립대학교 합창단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라며 “올해 목표는 오페라 공연 진행 혹은 부산국제합창제 출전”이라고 말했다.

정기연주회가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면 단원들과 동문, 그리고 친구와 가족이 함께 즐기기 위한 음악회도 있다. 바로 이날 열린 가족음악회다. 가족음악회에서는 단원들이 팀을 꾸려 정해진 주제에 맞는 노래를 부른다. 이광백 단장은 “매번 방학 끝 무렵에 열리는 가족음악회는 테마에 맞춰 원하는 곡을 부를 수 있는 자리”라며 “이번 가족음악회의 테마는 각 나라의 가곡”이라고 설명했다.

 

가족음악회에서 노래를 부르는 단원들은 목을 풀고 발성 연습을 했다. 그들이 노래를 부르면 반주자가 “이 부분에서 음정과 발음이 좀 더 정확했으면 좋겠다”라며 정성스레 조언을 했다. 연습을 끝낸 단원들은 물을 마시며 음악회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단원과 동문들의 큰 박수와 함께 가족음악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노래를 소개한 후 있는 힘껏 노래했다. 이후 김성복 지휘자의 코멘트도 이어졌다. 가족음악회에서 1위를 한 하병협(기계공학 15) 씨는 “목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좋은 평가를 받아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동문과 단원들이 제 1회 전국 대학생 음악경연대회 우승곡인 보리밭을 함께 부르면서 가족음악회가 마무리됐다. 

단원들은 함께 화음을 만들어가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류승현(조선해양공학 18) 씨는 “조화로운 화음을 위해선 음정뿐만 아니라 목소리의 크기와 긴장감도 서로 어울려야 한다”라며 “합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합창단에서 2년째 활동 중인 양욱(생명과학 17) 씨는 “처음 참여한 정기연주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며 “정기공연 외에도 다른 공연의 게스트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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