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 한산한 캠퍼스. 몇몇 학생이 악기를 들고 한 곳으로 향한다. 바로 ‘콘브리오(Con Brio PNU)’ 연습실이다. 그곳에 다다를수록 여러 악기 소리가 들려온다. 도착한 단원들은 친근하게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자리에 앉아 악기를 만진다. 각자의 악기로 손을 풀고 있는 단원들은 누구보다 진지하다. 그렇게 오후 6시 정각. 연습이 시작된다. 지난달 28일, 콘브리오의 새 학기가 시작됐다.

우리 학교 오케스트라 동아리 콘브리오는 ‘기운차고 활발하게’라는 음악 용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창단한 지 6년 된 아마추어 동아리지만 최근 정기연주회마다 언론에 소개될 정도로 성장했다. 정기연주회는 매년 3월과 9월에 개최되며, 단원들은 매 학기 연주회에서 선보일 곡을 열심히 준비한다. 일주일에 두 번, 단원들이 모인 연습실은 외부에서 초청한 지휘자의 지휘에 맞춘 하모니로 가득 채워진다. 합주 연습을 끝낸 구성원들은 회식으로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지난 달 28일은 콘브리오의 첫 연습 날이었다. 이번 학기 선정된 곡은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과 <교향곡 5번>으로 난이도가 높은 곡이다. 첫날은 간단한 연습이 이뤄졌다. 먼저 스피커로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감상했다. 단원들은 모두 자신이 맡은 악기 순서에 귀를 기울였다. 음악 감상이 끝나고 서로의 악기 소리를 맞추고자 튜닝작업이 이어졌다. 관악기가 서로의 음을 맞추고 현악기가 그에 맞춰 자신들의 악기를 조율했다. 이후 단장의 박자에 맞춰 연습이 시작됐다. 한 악장을 마칠 때마다 단원들은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며 자신의 약점을 메워 나갔다. 콘브리오를 담당하는 차의영(전기컴퓨터공학) 교수는 “콘브리오 단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라며 “열정적인 모습에 사비까지 써가며 단원들을 돕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난 2일에는 두 번째 연습이 이뤄졌다. 이날은 지휘자가 참석해 단원들과 호흡을 맞췄다. 지휘자는 한 악장의 연습이 끝날 때마다 피드백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악장마다 특징적인 면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운봉 지휘자는 “2악장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의 백미”라거나 “3악장은 파격적이고 러시아 음악 풍이 많이 느껴진다”라고 곡의 느낌을 설명했다. 단원들은 합주가 완벽해지도록 자신의 연주에 집중했다. 매 악장이 거듭되며 점차 음악이 정돈되고 듣기 좋은 화음으로 완성됐다.

콘브리오 단원들은 오케스트라 활동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특히 연주회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이를 이뤘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원동력이다. 최윤경(경영학 17) 씨는 “바쁜 대학 생활을 보내며 한 가지에 몰두하기는 쉽지 않다”라며 “연주회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고생하지만 끝나면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수준 높은 곡을 연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오상협(항공우주공학 14) 씨는 “무거운 악기를 들고 다니면 힘들 때도 있다”라며 “하지만 높은 난이도의 곡을 소화한다는 성취감이 크다”라고 말했다. 콘브리오 회장은 동아리에 대한 많은 학생의 관심을 독려했다. 박소연(재료공학 17) 회장은 “매 학기 악기별로 연주 오디션을 진행한다”라며 “기수제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 없이 단원들 끼리 친해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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