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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이 유발 지진일 가능성이 높다”
  • 오시경 기자
  • 승인 2018.09.16 04:03
  • 호수 1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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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2017년 규모 5.4 포항지진이 유발 지진일 가능성 평가(Assessing whether the 2017MW 5.4 Pohang earthquake in South Korea was an induced event)>가 과학저널인 <사이언스(Science)>지에 실렸다. 해당 논문은 우리 학교 김광희(지질환경과학) 교수가 참여해 지열발전을 위한 유체 주입과 포항지진 간의 관계를 입증했다.

작년 포항에서 규모 5.4의 큰 지진이 발생했다. 예상치 못한 지진으로 큰 재산 피해와 이재민이 발생했다. 해당 지진의 원인에 대해 많은 추측이 나왔다. 이에 김광희 교수 연구팀은 포항 지진이 유발 지진이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어떤 이유에서 포항지진을 유발 지진으로 보는지 김광희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떤 계기로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되셨나요?
처음부터 포항 지진을 연구했던 건 아니에요. 포항 지진이 일어나기 전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났던 것을 기억하나요? 경주 지진이 발생하면서 지진의 원인을 연구하려고 관측 장비를 경주 곳곳에 설치했어요. 이 과정에서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역 주변까지 조사 범위에 포함했어요. 그러다 포항에서 작은 규모의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해당 지역은 원래 자주 지진이 발생하는 곳이 아니라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죠. 원인을 조사하다 보니 그 지역에 지열발전소가 들어섰다는 것을 알았어요. 지열발전 활동이 이뤄지면 미소 지진이 발생하는 건 흔한 일이에요. 하지만 포항의 경우 규모 5.4 지진 전에도 규모 3 정도의 주민들이 느낄만한 큰 지진이 일어났어요. 그래서 왜 그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작년 7월부터 포항에도 지진계를 설치해 조사하게 됐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포항지진이 유발 지진이라고 보시나요?
일단 지진 발생과 지열발전소 사이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찾기는 어려워요. 몇 가지 근거를 통해 지진 발생과 지열 발전소 활동과의 관련성을 찾아냈다고 보면 돼요. 일반적으로 유발 지진 여부를 판단할 때 사용하는 기준이 있어요. △해당 지역의 물 주입과 작은 규모의 지진 간의 시간적, 공간적 상관성 △이전부터 그 지역에 알려진 단층이 있는지 등이죠. 가장 먼저 지진이 물 주입 이후부터 발생했는지를 확인해야 해요. 앞서 말했다시피 지열발전소의 활동 이후로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에 해당 기준을 충족했죠. 또한 발생 위치와 물 주입과의 공간적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 진원지가 물 주입 위치로부터 반경 5km 내에 있는지 조사했어요. 포항지진 진원지에서 지열발전소까지의 거리는 기상청이 제시한 진원지 기준으로는 1.5km, 저희가 측정한 진원지 기준으로는 700m 정도예요. 이 역시 기준에 맞았죠. 다음으로는 지진 발생 위치와 물 주입 파이프의 위치가 동일한지 따져봤어요. 조사 결과 지진은 물 주입을 위해 설치한 파이프 주변부에서 발생하고 있었어요. 또한 그 외 기준도 충족해 포항지진이 유발 지진일 것이라고 판단했어요.

△지열발전소가 어떻게 지진을 유발한 건가요?
지열 발전소는 인공저류층시스템(EGS)로 운영돼요. 땅속에 물을 주입해 지열로 물을 데우고 데워진 물에서 발생한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죠. 이 과정에서 땅속 암반이 파괴돼 미소지진들이 발생해요. 이번 포항지진도 그런 사례예요. 지열발전소가 물을 주입한 시기와 지진 발생 시점이 일치했거든요. 다만 규모가 일반적인 사례에 비해 컸어요. 그래서 저희는 지열발전소가 단층 바로 위에 물을 주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물이 단층면에 바로 주입되면서 해당 단층을 움직이게 만든 거죠. 

△물 주입 시기와 지진 발생 시기가 2개월 정도 차이나서 연관성이 낮다는 말이 있던데
물을 넣는다고 해서 바로 지진이 발생하는 건 아니에요. 물이 단층면에 닿아 단층 사이의 마찰력이 줄어들면서 지진이 발생해요. 때문에 물 주입과 지진 발생 사이에 시간차가 생기는 건 흔한 일이에요. 바로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연관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거죠. 해외 사례를 보면 시간차가 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유발 지진이라면 원인이 되는 물 주입을 멈춘다면 더 이상 지진이 발생 위험은 없는 건가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가능성이 줄어들기는 하겠죠. 하지만 하나의 단층이 움직여서 발생한 에너지는 주변 단층에도 영향을 미쳐요. 그래서 이번에 지진이 난 단층 외에도 주변 단층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요. 근본적인 원인이었던 물 주입은 멈춘 상태지만, 땅속에 물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진 발생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네요.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이번 논문의 의의는 무엇인가요?
지진 피해를 해결하는 과정에는 원인 규명이 필요해요. 빠른 시간 내에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서 원인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원인이 제시됨으로써 지진 피해를 복구하고 대처를 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광희(지질환경과학) 교수

 

오시경 기자  sunlight1105@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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