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한 저녁 무렵이 되자 학생회관 307호에서 은은한 차향이 풍겼다. 둥그렇게 모여 앉은 학생들은 두 손 공손히 찻잔을 들고 천천히 차를 따랐다. 모두 차분하고 편안한 표정으로 차의 맛과 향기를 즐겼다. 지난 13일‘효원다회’의 학기 첫 차수업이 싱그러운 차 향기와 함께 시작됐다.  

효원다회는 한국 전통다례를 학습하고 계승하는 학술이념분과 동아리다. 1980년부터 역사를 이어와 현재는 부원 165명의 규모를 자랑한다. 이번 학기 효원다회는 11월 말까지 매월 정기적으로 차수업을 진행한다. 부산차문화협회의 전문가를 초청해 다례와 차를 공부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 함께 티백과 홍차시럽을 만들거나, 차파티를 벌이는 등 차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은 첫 수업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동아리 방을 찾았다. 학생들이 동그랗게 모여앉자 곧이어 부산 금강차문화회에서 온 두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수업에 앞서 서로 간의 예절을 지키기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와 공수 인사를 했다. 이어 차우림의 네 가지 중요 요소를 배우는 것으로 수업은 시작됐다. “차를 우리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라며 “물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차라도 버리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다음 중요한 것은 △차의  양 △물의  온도 △시간이었다. 차를 마시기에 앞서 이를 유념하려는 듯 학생들은 한마디 한마디 집중하는 표정이었다. 

이후 차를 담고 마시는 도구인 다기의 명칭을 배웠다. 준비된 다기를 직접 사용해보면서 각각의 명칭과 용도를 또한 익힐 수 있었다. 푸르른 색으로 우려진 녹차가 담긴‘다관’을 찻잔에 따르는 시간이 되자 모두 사뭇 진지한 표정이었다. 선생님은 “잔 가득 따르지 말고 7:3 정도로 따라야 한다”라며 “차가 7이라면 나머지 3은 정성을 담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를 세 번에 나눠 마시며 학생들은 차의 빛깔과 향기, 그리고 작은 사색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 한 모금을 넘긴 학생들의 입가에는 어느덧 부드러운 미소가 스며들었다. 

끝으로 다 함께‘다도란 무엇인가’라는 글을 읽으면서 수업은 마무리를 맺었다. 다도란‘차를 마시는 멋. 그리고 인간의 몸과 마음을 건전하게 하는 삶의 깊이이자 도리다’는 문장을 읽으며 학생들은 오늘 배운 내용을 되새길 수 있었다. 

효원다회 강동효(고분자공학 17) 회장은 차의 매력으로‘깔끔하고 산뜻한 맛과 입안에 남는 잔향’을 꼽았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차를 접해온 탓에 차에 대한 관심이 뚜렷했다. 그러다 입학 후 우연히 효원다회 동아리 홍보 글을 읽고 들어오게 됐다고 한다. 차에 대한 관심에서 이제는 지식까지 갖추게 된 그는 “차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효원다회로 와줬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학생들이 두 손으로 찻잔을 잡고 있다
선생님이 차와 다례에 대한 설명을 하고있다
다도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차수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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