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들의 교수 고령화 현상이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의 ‘대학 연구 활동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16년 기준, 대학 내 40세 미만 전임교원(6,940명)보다 60세 이상 전임교원(13,803명)의 비율이 2배가량 높게 조사됐다. 이는 만 65세가 교수 정년퇴임 나이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5년 이내 정년이 되는 교수의 수가 13,803명이라는 것을 뜻한다. 필자는 이 자료를 통해 더는 교수 고령화 현상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전국 대학교수 고령화의 원인은 다양했다. 지난 1981년 도입된 졸업정원제가 주요 원인이다. 졸업정원제를 시행하면서 전국 대학들은 신입생을 30% 추가 모집했다. 이때 늘어난 학생 수 만큼 전임교원 수도 발맞춰 증원됐다. 당시 채용된 교수들은 현재 60대 초중반으로 정년을 바라보고 있다.

높아진 교수 채용 진입 장벽도 원인이었다. 예전에는 박사 후 과정을 마친 신진연구자를 채용했다면, 요즘은 그렇지 않다. 최근 대학들은 조금 나이가 든 연구 경험이 많은 검증된 교수들을 채용하려는 추세다. 이 탓에 40세 미만 신진연구자의 채용 입지는 좁아졌고, 그들의 비율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교수 고령화는 심해지고 10년 내로 교수 3명 중 1명꼴로 정년퇴임을 한다. 대학은 이 시점에서 무엇을 고민해봐야 할까? 필자는 60세 이상 교수가 퇴임한 후 대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봤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많은 교수가 퇴임한 후 생기는 대량 공석이었다. 정년을 마치고 퇴임하는 교수 수만큼 신규교원도 충원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한데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전국 대학 대부분이 전임교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교수 숫자가 부족하면 전임교원들의 연구 진행이 더뎌짐은 물론,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받게 된다. 

이에 우리 학교 상황은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해 취재를 진행했다. 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학교는 정부에서 정해주는 정원 수만큼 교수를 채용한다. 퇴임하는 교수의 수만큼 1:1 비율로 새로운 교수를 뽑는 것이다. 필자가 교원 확보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대학의 노력에 대해 묻자 ‘그건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년이 되면 퇴임을 하고 빈 정원만큼 새로운 교수를 뽑아 채우면 된다’는 입장이다. 취재할 당시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해 부정하지 않았다. 필자는 취재가 끝난 후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관계자의 말을 몇 번이고 곱씹었다. 만에 하나 교수 충원이 안 돼 초래될 사태는 고려하지 않고 그저 정해진 인원만 채우면 된다는 말로 필자에게 다가왔다. 교육과 연구가 공존하는 대학이란 공간을 그저 ‘시간’에 맡겨야만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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