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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지명 영화 제목은?
  • 배현정 기자
  • 승인 2018.05.13 08:55
  • 호수 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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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포 영화 <곤지암>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다른 공간을 실제 곤지암에 있는 정신병원으로 꾸며, 해당 지역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왜곡된 것이다. 이처럼 영화 제목으로 인해 해당 지역의 이미지가 손상되기도 해 지역민들이 피해를 입기도 한다. 하지만 지역의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등 해당 지역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지명을 영화 제목으로 설정하는 것은 지역에 다양한 결과를 초래한다. <곡성>, <곤지암>과 같이 영화 제목으로 지명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곡성> (감독 나홍진|2016)
<해운대> (감독 윤제균|2009)

 

지명은 왜 영화 제목이 됐나

지명을 영화 제목으로 선정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영화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영화 감독은 주제와 적합한 지역의 이름을 사용해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강조한다. 지역은 고유의 상징성과 분위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은 그 장소에 방문했던 기억이나 지명의 익숙함으로 해당 영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이로 인해 영화가 흥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문관규(예술문화영상학) 교수는 “대중 영화를 제작할 때, 주제에 적절한 지명을 사용하기도 한다”라며 “영화 <해운대>의 경우,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에 적합해 보이는 장소로서 영화 제목으로 사용된 것”이라고 전했다.

부정적 편견 씌인 지역

지명 영화 제목은 영화 장면 속 장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영화 <곤지암>의 모델이 된 ‘곤지암 남양신경정신병원’의 실제 소유자가 해당 장소에 조성된 공포 분위기로  손해를 입었음을 주장했다. 해당 장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생기며 건물 매각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병원 소유자는 제작사를 상대로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영화 상영으로 부동산의 객관적 활용가치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를 기각했다.

지명 영화 제목은 지역에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한다. 관객들은 영화에서 비춰진 가상공간을 주민의 일상적인 공간과 동일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실제 지역에 호기심을 느낀 관객이 지역을 방문해 주민에게 피해를 끼치기도 한다. 방문객이 사유지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주위를 소란스럽게 하는 것이다. 이에 해당 지역민들이 정신적, 물리적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곤지암읍은 더 이상 방문객이 찾아오길 원치 않아 상영금지와 관련된 시위운동도 할 수 없었다. 영화 제목이 언급될수록 방문객이 증가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역이용’으로 널리 알려져

지명 영화 제목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수도 있다. 영화 속에서 부정적으로 그려진 지역 이미지를 지역홍보로 역이용하는 것이다. 해운대구청은 영화 <해운대>로 해운대의 경제 활성화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의 높은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영화가 상영되기 전에는 해운대구 지역민과 지역대표기관이 ‘상영금지가처분신청’ 시위운동을 했다. 해운대구가 자연재해에 노출돼있는 이미지로 구축돼, 부동산 가치와 관광객 수 하락 등의 부정적 결과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운대구청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했다. 영화가 상영되는 기간에 전국 230개의 지방자치단체에 ‘영화도시 해운대’라고 홍보했다. 이를 통해 해운대는‘영화도시’라는 이미지가 구축돼 지역브랜드 효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 이상호(관광학) 교수는 “영화 <해운대>를 통해 해운대구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다”라며 “지명 영화제목이 지역 이미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관광이나 홍보가 매우 수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곡성> 또한 상영되기 전 지역민들의 반대운동이 있었다. 지역민들은 곡성군이 죽은 도시로 인식됨에 따라 관광사업 침체와 함께 많은 피해를 입을 것이라 주장했다. 이에 곡성군청은 영화에 보여 지는 곡성군이 실제 모습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리려 노력했다. 곡성군의 유근기 군수는 <전남일보>에 ‘영화는 영화일 뿐이며, 곡성은 영화와 달리 아름답고 살만한 곳’이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곡성군은 △관광객 약 20만 명 증가 △농산물 판매 증가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동아대 윤혜진(관광학) 교수는 “영화 <곡성>에 표현된 지역의 모습이 암울하고 침울해 지역민들이 영화 상영을 부정적으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곡성군과 영화제작사가 협조해 홍보에 노력을 기울였기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충분한 협의가 필수적

하지만 특정 지명을 영화제목으로 선정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영화에 비춰지는 지역의 모습이 실제 지역의 인식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화에 그려지는 지역은 제작진과 지역관계자의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영화 제작사 측이 주민이나 지역기관과의 협의 없이 부정적으로 지역을 그리는 것이 가장 문제가 된다”라며 “영화 제작 전 영화 내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배현정 기자  feliz_ing@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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