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현 (역사교육 석사 18)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다고 느껴지는가?자신은 지금 타성에 젖어들고 있다고 생각되는가?그렇게 느껴서 소소한 일탈을 계획하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난 당신에게 생각을 고쳐 접으라고 충고해주고 싶다.

매일 같은 하루에 지겨워 소소한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고?내가 생각할 땐 당신은 틀렸다. 매일매일 하루하루 흘러가는 시간들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을 내일도 똑같은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당신은 조금 더 느껴야 한다.

바로 여기 누구보다 평범함을 갈망했으며 남들과 같은 ‘일상’을 누리지 못하였기 때문에  수년 동안 위태롭게 휘청거리며 방황하였던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해보려고 한다.

나의 일상은 초등학교 5학년 12살 때 산산 조각나 무너져 버렸다. 내가 12살이 되던 해 그 해 겨울 난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어버렸다. 분명 잔병치례 한번 없으시고 그날 당일 아침까지도 어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학교에 등교를 하였으나 가혹하게도 신이란 녀석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갑작스럽게 내게서 어머니를 앗아갔다. 

거짓말 같이 하루 이틀 사이에 모든 것이 뒤바뀌어 버렸다. 학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언제나 따뜻하게 맞아 주었던 어머니는 더 이상 없었다. 내가 돌아갈 곳이었던 우리 집의 온기는 사라져 차갑게 식어버렸고, 맞이해 주는 이 없는 텅 빈 집에서 항상 귀가하면서 무심코 내뱉었던 “다녀왔습니다” 라는 말이 메아리치자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직후 어린 시절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양쪽 부모님께서 전부 계시는 평범한 가정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학교에서 단체로 여행을 갈 때면 어머니가 싸 주시는 도시락이 부러웠고 학원을 갈 수 있는 것이 부러웠고 가정 내 부모님들의 불화로 하소연하는 친구조차 부러웠다.

그들에겐 매일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나에게 있어선 이제 더 이상 누리는 건 불가능하고 어머니를 그리는 것은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청소년기 경험을 다 풀어쓰자면 책 한권으로도 모자랄 지경이라 이만 줄여야 하겠지만 요컨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당신이 정말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매번 누리는 평범한 ‘일상’과 물 흐르듯 흘려보낸 ‘오늘’은 어떤 이에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오늘’ 이며, 이들은 꿈에서나 평온하였던 일상을 그릴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매사에 감사하고 소중히 여기며 당신을 맞이해 주는 가족에게 혹은 절친한 친구들에게 조금 더 따뜻한 한마디를. 조금 더 아껴주고 더 많은 사랑을 베풀 수 있기를. 무심코 흘려보냈던 강의 시간에서는 조금 더 집중해서 충실하게 학업에 매진할 수 있기를. 

기억하자. 오늘이 어제와 같다고 할지언정 내일 역시 반드시 오늘과 같다고 할 수는 없다. 불행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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