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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자동차, '운전자'개념이 흔들리다] 사고 시 책임은 누가 지나?
  • 추예은 기자
  • 승인 2018.04.29 08:09
  • 호수 1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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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의 자율주행자동차가 보행자 주의 구역을 인지하지 못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사고의 법적 책임 대상을 두고 혼란이 일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 ‘운전자’ 개념이 모호해 현행법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의 <형법>과 <민법>에서는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부과할 수 있을까?    

[형법]

자율주행자동차만의 운전자를 찾다 

<형법>은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운전자에게 과실 책임을 묻는다.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업무자의 과실로 보행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범죄로, 업무자 즉 운전자라는 신분의 존재를 전제한다. 

그러나 자율주행자동차의 운전자에 대한 개념은 아직 확실하게 정의된 바가 없다. 운전자를 자율주행자동차의 탑승자 혹은 자율주행자동차를 조종하는 이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형법>을 자율주행자동차 사고에 적용시킬 경우 책임 대상이 있는지에 혼란이 발생한다. 

‘자율주행자동차에 관한 특별법’이 그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한계를 가진다. 이 특별법은 운전자를 자율주행자동차 탑승자 혹은 특정인으로 정의해 이들에게 책임을 부과코자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가 <형법>의 근본과 상이하다는 지적이 있다. 류병운(홍익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논문 <자율주행자동차 사고와 법적 책임>에서 ‘범죄적 행위와 범죄 의식이 존재해야 형사책임이 성립되는데, 특별법에서 정의한 운전자 개념은 <형법>의 근본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자동차에 탑승한 자가 직접 운전에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범죄적 행위를 행했거나 범죄 의식을 지녔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류병운 교수는 해당 논문에서 ‘능동적인 운전행위를 하지 않은 이에게 형사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별법에서 정의한 운전자가 운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음에도 무조건적으로 책임의 대상을 찾아 형사처벌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탑승자 또는 특정인이 능동적 운전행위를 하지 않아도 형법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반대 해석도 있다. 홍태석(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법>에서 행위성은 그 행위의 능동성과 무관하다”라며 “따라서 능동적 운전행위를 하지 않아도 법리상 처벌이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특별법’ 외 ‘운전자 제어 전환 방식으로 자율주행자동차를 법제화’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자율주행모드로 주행하다가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운전자의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형법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를 찾은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운전자가 자율주행자동차 운행에 개입하기 어려워 법적 근거로서 미약하다는 한계가 있다. 류병운 교수는 ‘인간이 짧은 순간에 이뤄지는 반자율 로봇의 정보 기반 결정을 예측하고 개입하기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제조자 처벌은 어려워 

<형법>은 자율주행자동차의 운전자뿐 아니라 시스템 제조자 및 관리자에게도 책임을 부과한다. 내부 시스템의 문제로 사고가 발생 시, 이들에게 형사처벌을 내릴 수 있다. 설계 및 제조 과정에서 잘못하거나 의도적으로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켜 사고를 낼 경우에 법적 잣대를 들이미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고의 원인이 시스템이라는 것을 입증하기가 어려워 처벌이 미비한 실정이다. 딥 러닝을 통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에서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홍태석 교수는 “운전자가 자동차 제조사의 기술적 과실을 입증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민법]

‘운행지배’하지 않는 운전자

<민법>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이하 자동차손배법)>으로 운전자에 게 책임을 묻는다. 해당 법안 제3조에 는 ‘자기를 위해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그운행으로다른사람을사망 하게하거나부상을입힌경우그손 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명시돼있 다. 즉 운전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어 도손해결과에따라책임을부과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율주행자동차 사고 발생 시 <자동차손배법>이 적용된다. 이 법은 일반적으로 자동차 보유자를 운 전자로 여긴다. 이는 자동차 보유자 가 ‘운행이익’과 ‘운행지배’를 지닌 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운행이익이 란 자동차 사용으로 얻는 직·간접적 인 경제적 이익이나 정신적인 만족감 이며, 운행지배는 자동차 사용·소유 의지배혹은관념적인지배를뜻한 다. 그런데 자율주행자동차는 운행지 배가성립되지않아해당법안을적 용하기 어렵다. 류병운 교수는 <자율 주행자동차 사고의 법적 책임> 논문 에서 ‘자율주행자동차는 <자동차손 배법> 제3조에 명시된 자기를 위해서 ‘운행하는 자’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아 과실책임이 어렵다’며 ‘4단계 이상의 자율주행자동차 경우, 기존 자동차와 같은 운행지배는 전혀 없다 고’ 밝혔다.

‘공작물책임’도 부과돼

자율주행자동차 구조의 결함 혹은 운행상기능의오류로사고가발생해 도 운전자에게 책임이 부과된다. <민 법> 제758조에 따라 ‘공작물책임’에서 벗어날수없기때문이다.이는자율주 행자동차를 보유하고 보존하는 데 관 련된 문제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 쳤다면 보유자가 이를 배상해야 한다. 그러나 그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기 도 한다. 이충훈(인천대 법학전문대학 원) 교수는 논문 <자율주행자동차의 교통사고에 대한 민사법적 책임>에서 ‘자동차 주행에 참여하지 않았고 자동 차를 조작하지 않았음에도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문 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자보다 운전자에게 책임이 쉽게 부과되는 <자동차손배법>의 균형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관점도 있다. 이충훈 교수는 ‘자동차 보유자에게 무과실책임 에 가까운 책임을 부과해 책임보험 가입 을 강제하듯이 제조자에게도 이러한 만 큼의 책임을 부과하고 강제 규정을 법제 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예은 기자  miin2030@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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