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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말해야 할 때
  • 김미주 문화부장
  • 승인 2018.04.08 09:36
  • 호수 1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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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학내 성폭력 고발이 세 차례나 이어졌다. 모두 교수가 학생에게 가한 성폭력이었다. 우리 학교에도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학생회의 대응이 늦다. 피해자가 모두 학생임에도 말이다. 

현재 대부분의 학생은 강의실에서 수업 내용을 받아 적기 바쁘다. 수동적인 태도의 학생들에게 교수의 말은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교수는 학생의 학점부터 진로까지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가지기도 한다. 이러한 힘은 일부 교수들에 의해 쥐고 흔들 수 있는 권력으로 변한다. 세 차례의 사건은 이러한 권력형 폭력이 학내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 학내에 불거진 성폭력 사례들은 권력 관계가 곪아 터져 나온 문제다. 이쯤 되면 이는 더 이상 개인의 일탈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권력 관계가 언제든 폭력적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사례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래도 괜찮은 사람에겐 그렇게 대한다. 부당에도 묵묵함으로 일관하는 태도는 권력을 더 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젠 늘 그렇게 대해왔던 이들에게 걸림돌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 폭력의 위험에 노출돼왔던 학생들이 잘못된 관행에 지적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고착화된 권력 관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미투 운동에 귀 기울이는 바로 지금이 권력형 성폭력에 대해 목소리 낼 수 있는 적기다. 학생들은 현재 피해자들의 사례가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은 권력관계에 놓여있고, 권력이 뿌리 뽑혀야만 더 이상의 폭력도 없다. 때문에 권력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총학생회가 나서야 한다.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을 향해 무엇이든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잠잠하다. 

총학생회장은 ‘정확한 진상 파악이 이뤄진 후 대응할 예정’임을 밝혔다.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피해자들이 지금에서야 털어놓을 수 있었던 이유를 파악하려 했다면, 이런 안일한 태도를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이들은 방관으로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폭력을 행하고, 잠재적 가해자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자신들의 규정이 말하는 학생의 권익 보호와 그에 맞는 실천적 행동의 모습은 보이지 않은 채.

현재 피해자들이 과거를 밝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진상조사와 처벌 이상을 바란다. 드러난 피해 사례들은 권력을 이용한 폭력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또한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에겐 당당히 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은 학내에 다시는 자신과 똑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피해 사례에 대한 총학생회의 대응은 이미 많이 늦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늦지 않았다. 31년 전 피해자도 ‘지금’ 자신의 과거를 다시 밝혔다. 이제라도 총학생회는 하루빨리 피해자가 토해낸 울분 너머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김미주 문화부장  o3oolo@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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