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학내 성폭력 문제에 총학생회 대응 없어 

학내구성원들 "입장 표명 해야"

총학생회 "정확한 결과 나오고 나서"

총학생회가 학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문제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달 12일 예술문화영상학과에서 처음으로 성추행 피해학생의 폭로가 있었고, 이후에도 교수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학생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지난달 28일 사회학과 모 교수의 성폭력을 증언하는 대자보가 학내 게시판에 게재됐고, 당일 국제학부 모 교수가 학생을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최근에는 한 교수가 여성비하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단과대학 학생회는 이러한 학내 ‘미투 운동’에 대해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회과학대학과 예술대학이 목소리를 낸 것이다. 사회과학대학 조한수(정치외교학 12) 회장은 “학내에 한 명이라도 성추행 피해자가 있다면 피해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학생회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오늘(9일)까지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중앙운영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으며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관련 입장문을 게재하지 않았다.

이에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권익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 <부산대학교 총학생회칙>에는 ‘실천적 행동을 통해 권력과 자본의 위협으로부터 학생들의 권익을 수호하는 것’이 총학생회의 목적이라고 명시돼 있다. 우리 학교 페미니즘 동아리 ‘여명’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교수 권력에 의한 학생의 피해에 총학생회가 나서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조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해당 문제에 대해 총학생회에 문의했던 학생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답을 들었다고 했다. 김세희(신문방송학 14) 씨는 “해당 문제에 총학생회가 나서기 곤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라며 “학생을 대표하는 기구에서 들은 답변이라기엔 이해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단과대학 학생회장들도 총학생회가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경제통상대학 금동혁(무역학 14) 회장은 “예술대학의 성추행 폭로가 나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다른 폭로들도 나오고 있다”라며 “이제는 총학이 입장을 표명해야만 한다”라고 전했다. 예술대학 비상대책위원회 강민아(무용학 15) 위원장은 “성평등상담센터의 조사 결과가 끝난 뒤에 총학생회의 입장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피해학생들을 대변하려는 행동이 늦었다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늦은 대응에 사과했지만, 학내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 황민우(바이오산업기계공학 12) 회장은 “해당 사안이 민감한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진상 파악이 마무리되면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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