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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환경미화원 언제쯤 빛을 보며 일할까
  • 백지호, 오시경 기자
  • 승인 2018.04.01 07:20
  • 호수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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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이 근무 중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그들은 항상 위험에 노출된 채 일한다. 지난 2월에도 야간작업을 하던 환경미화원이 쓰레기 수거차 유압장치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계속된 사고로 환경미화원의 근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루하루 위험과 마주하다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근무 도중 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는 환경미화원이 99.9%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작년 6월까지 재해로 산재 신청을 낸 환경미화원 중 부상자 수는 총 766명이고, 사망자 수는 총 27명이다. 

부상의 주원인은 쓰레기 수거차였다. 쓰레기 수거 차량은 운전석이 높이 위치해 있어 환경미화원들은 작업의 편리를 위해 후미 발판에 매달려 이동한다. 이러한 행위는 <도로교통법>에 위반되지만, 시간 내에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했다. 환경미화원 A 씨는 “발판이 없으면 일이 너무 번거로워진다”라며 “대신 속도를 낮춰 이동한다”라고 말했다.

환경미화원들의 야간 근무도 위험요소로 지적된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환경미화원은 새벽이나 밤에 작업한다. 악취로 인한 민원과 차가 막히는 출·퇴근 시간을 피하기 위해서다. 야간에 근무하면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피로가 축적되다 보니 사고 위험이 커지게 된다. 게다가 작업용 조끼에 부착된 빛 반사 테이프도 어두운 환경에서는 무용지물이 돼 버린다. 금정구청 임광수 환경미화원 감독은 “도로 청소의 경우 근무하는 곳이 인도와 차도 사이”라며 “야간 근무 시 가시거리가 짧아서 뒤에 오는 차량과 충돌할 위험이 항상 있다”라고 말했다. 

쓰레기 더미에 깨진 유리조각이나 칼날이 들어있는 경우 상처를 입기도 한다. 원칙상 분리배출 되지 않은 쓰레기는 수거하지 않아도 되지만, 수거하지 않을 경우 민원이 들어오거나 업체 평가에 악영향을 줘 거두어 갈 수밖에 없다. 더불어 환경미화원이 이용할 수 있는 샤워실과 세탁실이 마련돼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곳이 많다. 환경미화원은 직업 특성상 오염물질에 노출된 채 근무하는데, 씻을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오염된 상태로 퇴근해야 하는 상황이다.

안전보다 이익이 앞선 위탁고용

환경미화원은 직접 이동하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가로환경미화원과 차량을 통해 수거하는 수집운반환경미화원으로 분류되며,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전자는 직접 고용, 후자는 위탁 고용한다. 부산광역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산광역시청 관계자는 “직접 고용한 환경미화원들은 급하게 수거해야 하는 쓰레기가 생길 때를 위한 인원이라고 볼 수 있다”라며 “수집운반미화원의 경우 지자체 차원에서 직접 필요한 차량과 토지 등을 구입하는 것이 어려워 위탁을 맡기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위탁 고용은 환경미화원의 안전 근무를 보장해주지 못한다. 정부에서 3인 1조 근무를 권고하지만, 법적 규제가 없어 2인 1조 혹은 혼자서 일하는 경우가 다수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인력을 충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족한 인력으로 짧은 시간 안에 일을 끝내야 하기 때문에 환경미화원들은 위험한 걸 알지만 빠른 작업을 위해 후미 발판에 올라서는 것이다.

환경미화원들에게 값싼 안전장비를 지급하거나 심지어 안전장비를 아예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직접노무비(월급 등)가 지급되지 않을 시 환경미화원 관련 규정을 통해 법적으로 제재가 가능하다. 반면 간접노무비(안전장비 구입비용 등)에 대해서는 제재 규정이 없어, 위탁 업체가 이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전장비가 지원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사비로 안전장비를 사야만 한다. 공공연대노동조합 부산울산지부 양미자 사무국장은 “최근 환경미화원의 발이 쓰레기 수거 차량에 끼이는 사고가 있었는데, 신고 있던 장화 덕분에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라며 “하지만 그 장화는 위탁 업체에서 안전 장비를 제공하지 않아 환경미화원이 직접 산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환경미화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하는 안전 교육조차 실시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 나은 방안이 되려면

환경미화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와 각 지자체가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환경미화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며, 경기도 의왕시는 사고율을 줄이기 위해 야간 근무 대신 조간· 주간근무를 실시했다. 지난 1월 16일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환경미화원 안전사고 발생률 90% 이상 감소를 목표로 ‘환경미화원 작업 안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사람 중심의 청소차 보급 △차별 없는 일터 조성 등의 분야에 대한 7대 과제가 설정됐으며, 개선 대책으로는 △주간근무 △한국형 청소차 개발 △후미 발판 규제 강화 등이 있다.

하지만 제시된 해결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먼저 후미 발판 이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속 강화가 의미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쓰레기 수거차의 높이 조정이나 수거인력 보충 등 환경 개선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미 발판을 단속하는 것은 오히려 환경미화원들의 근무를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한인임 연구원은 “지금까지 후미 발판을 이용해 환경미화원들이 작업을 해왔다”라며 “후미 발판 사용을 막기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후미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국형 청소차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기존 청소차량은 좁은 골목에 진입이 어렵고 안전한 탑승공간이 없는 점이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고자 우리나라 지형에 맞는 한국형 청소차를 도입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부가 한국형 청소차가 현장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최소 6년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환경미화원들이 처한 환경을 개선해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위탁 고용에 대한 해결책도 빠져있었다. 열악한 근무 환경의 주원인으로 위탁 고용이 지적되면서 직접고용전환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허나 환경미화원 직접 고용에 대해서 지자체는 우려를 표한다. 수거운반환경미화원을 직접 고용하기 위해서는 차량과 차량을 주차할 토지 등 요구되는 사항이 많은데, 현재 지자체의 예산으로 해당 조건들을 갖추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공공연대노동조합 부산울산지부 양미자 사무국장은 “예산마련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환경미화원들의 열약한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궁극적으로 직접고용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쓰레기 수거차량 뒤편에 후미 발판이 설치돼 있다. 압축차량은 차량 오른쪽 후미에 발판이 달려있다

백지호, 오시경 기자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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