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전 캠퍼스가 금샘로 관련 소식들로 혼란스럽다. 지난주(11월 23일) 부산시장의 금샘로 예정지 방문에 맞추어서 교수회 평의회는 부산시에 공사 중지를 강력히 요청했으며, 대학 본부와 총장을 향해서도 부산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학내 메일을 보낸 바 있다. 금샘로 비상대책위는 부산시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난하는 성명을 교내 메일로 전달했으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샘로에 관한 궁금한 점들을 질문과 답 형태의 전단지로 제작하여 배포하기도 했다. 학내 구성원들 역시 수십 여 개의 대자보를 통해 부산시의 무성의와 무례함을 질타하며, 직접적 피해가 예상되는 단과대학과 학과(법전원, 예술대, 생환대, 수학과, 수학교육과, 화학과 등) 들은 현수막을 내걸고 공사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있다. 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누군가 책임져야 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27일, 많은 학내 구성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금샘로 관련 공청회가 개최되었을 때 충격적인 사실들이 드러났다. 도로설계를 지휘하고 있는 부산시 관계자는 단 한 번도 금샘로 예정지 인근 건물들을 대상으로 노후화나 안전성을 점검한 적이 없으며, 또한 어떤 건물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학생들이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에 대해 전혀 실사를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도로가 계획된 노선 인근임에도 해당 구청은 지난 20-30년간 16개 건물의 건축을 허가하여 이 같은 사태를 빚기도 했다. 공청회가 끝나갈 무렵 금정구의 도로업무 관련 책임자는 금샘로 미개통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 때문에 도로개설이 매우 시급하다고 주장하며 공사가 지연될 경우 시민들이 부산대를 비난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금정구가 지금과 같은 규모가 아니었던 70년 전부터 금정을 지켜온 부산대는 이들의 눈에 과연 어떤 존재인 것인가? 지역사회에 대한 부산대의 기여는 물론, 부산대 구성원들 역시 금정구의 구민임을 망각한 매우 개탄스러운 태도가 아닐 수 없다. 

6월 공청회에서 금샘로 비대위 위원들과 피해가 예상되는 학과 및 단과대학 관계자들은 공사로 인한 학습권 침해, 건물의 안정성 훼손, 공사기간의 장기화에 따른 피해에 대한 실사나 대책 수립을 강력히 주장했으나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부산시나 대학본부로부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이라 한다. 국정감사에서 우리 지역의 한 정치인은 부산대가 금샘로 개통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질타했고, 국정감사와 때를 맞추어 급조된 한 시민단체는 수십여 개의 현수막을 불법적으로 설치해 부산대를 비협조적인 집단으로 매도하기도 했다. 금정구, 부산시, 지역 정치인은 이제까지의 무례한 행위에 대해 우리 대학에 사과하고 문제의 본질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대학 본부 역시 이제 금샘로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 놓아야 한다. 본부는 부산시, 금정구, 교수평의회, 피해가 예상되는 단과대학과의 실질적인 소통을 시작해야 하며, 금샘로와 관련한 내부 결정을 공개하고 교수평의회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우리 대학이 취해야 할 향후 방향을 학내 구성원들과 공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본부는 앞으로 금샘로와 관련하여 부산대학교와 구성원을 모독하는 어떠한 정치적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해야 하며 학습권과 안전성에 대한 확고한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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