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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부산의 현실이 되다
  • 오시경 기자
  • 승인 2017.12.03 03:50
  • 호수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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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방의 인구 감소가 심화되면서 ‘지방소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내의 지방소멸 논의는 2015년 일본에서 <지방소멸>이라는 보고서가 발간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예전에는 농촌 지역의 인구 감소만을 걱정했다면 이제는 대도시인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도 인구 부족 문제에 예외가 아니게 된 것이다.

늘어나는 소멸위험지역, 부산에도 켜진 비상등

작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저출산·고령화에 의한 소멸지역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시는 16개의 자치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9곳이 ‘인구 감소 위험지역’으로 지정됐다. 위 보고서는 ‘소멸위험지수’를 기준으로 각 지역을 분류한 것이다. ‘소멸위험지수’란 20~39세 가임여성 인구수를 65세 이상 노인 인구수로 나눈 지표다. 이는 △소멸 저위험(1.5이상) △정상(1.0~1.5 미만) △소멸 주의단계(0.5~1.0 미만) △소멸 위험단계(0.5미만)로 분류된다. 광역시 중에서 부산시와 대구광역시가 각각 소멸위험지수 0.86 과 0.92로 소멸주의 단계에 들어섰다. 시·군·구로 나눴을 때 인구소멸위험지역은 약 85곳이며, 이는 2012년에 해당지역의 수와 비교해 10곳이 증가한 상황이다. 현 상태가 유지된다면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 중 3분의 1 이상이 30년 후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부산시 내에서는 동구와 영도구가 각각 소멸위험지수 0.47과 0.46으로 소멸위험단계다. 영도구의 경우 주민등록인구수가 2008년 15만 2,118명에서 올해 7월 기준 12만 4,463명으로 감소했으며, 주민등록인구 감소율이 18.2%로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높았다. 그 외에도 부산시 서구가 전국 69개 자치구 가운데 인구감소율 13.9%로 3위를 기록했고 부산시 동구가 13.5%로 4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인구축소 현상이 부산지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줄어드는 아기 울음소리, 떠나가는 청년들

지방소멸의 원인으로는 낮은 출산율이 꼽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는 5,177만 4,649명이다. 또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5년 기준 1.23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 중 부산시는 더욱 심각하다. 부산시는 1997년부터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초저출산 현상이란 합계출산율 1.3명 미만인 경우를 말하는데 부산시는 20년 동안 0.88~1.14명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 집중화 현상도 지방소멸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청년들이 지역을 이동하는 시기는 크게 △대학 진학 △취업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취업 시 안정적이고 소득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찾고자 청년들은 대기업이 몰려있는 수도권으로 이동한다. 올해 자유한국당 유재중(부산 수영구) 의원이 부산 청년 6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부산지역 20대 청년의 75%가 부산시 내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올해 부산지역 실업자는 지난 5월 기준 1년 전보다 2만 2,000명이 증가했다. 청년들이 바라는 만큼의 일자리가 마련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 김준영 연구위원은 “지방이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해 자신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 지방을 떠나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구감소로 휘청이는 도시

이처럼 지방소멸의 원인인 저출산과 청년 유출이 장기화되면 생산가능인구(15~49세)가 줄어 생산성 감소와 경제 성장률 하락을 가져오게 된다. 또한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복지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지고, 저출산으로 학생이 줄어 폐교되는 학교가 증가한다. 광역시인 부산지역에서도 통폐합되는 학교가 생겨나고 있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문정희 연구원은 “학생 수가 줄면 교사의 수도 줄어들게 되고 폐교된 학교 건물들이 방치되면서 자원이 낭비되는 문제도 생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줄어드는 부산인구, 그 이유를 살펴보니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지정된 영도구의 경우 최근 도시재생 사업으로 남포동과 중앙동 일대의 지가와 월세가 올라 주민들이 지역을 떠났다. 경제적 부담 증가로 주민들이 영도구에 남을 이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이 관광 위주로 진행되면서 관광객들은 늘었지만, 상가 중심으로 지가가 상승해 젊은 층의 인구 유입은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또한 교육 인프라 문제도 인구 유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중구의 경우 관내 중학교가 남자 중학교 한 곳뿐이어서 자녀의 교육을 위해 주민들이 중구를 떠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구 내에는 여유 부지가 없어 추가로 학교를 짓기 어렵다. 2013년 12월에는 지역 내 유일한 중학교인 덕원중학교의 남녀공학화가 논의됐지만 학부모의 반발로 보류됐다.

전국에서 인구 감소율 3위를 기록한 서구의 경우 인구 감소의 원인을 현재 진행 중인 재개발 사업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이에 서구청 관계자는 “내년부터 재개발이 완료된 지역에 주민들이 다시 입주한다면 인구 감소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돼 다른 대안을 만들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인구가 계속 감소해도 인구유입을 위한 정책은 뒷전인 경우가 많다. 지역 인구대비 노인 인구비율이 높은 지역이 많아 수요가 많은 노인복지 정책에 집중하는 것이다. 동구는 2013~2015년 동안 복지사업비 대부분을 경로당·노인복지관 건립에 투입됐고, 영도구 또한 같은 기간 노인복지관 보수공사 등 노인 복지에 복지예산 대부분을 사용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지역 인구 중에 노인 인구가 많다 보니 복지 예산이 노인복지에 치우칠 가능성이 큰 것 같다”며 “최대한 구역마다 적합한 복지를 시행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사람 가득찬 부산 만들 해답은?

현재 부산시는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 2018년부터 약 2조 7,734억여 원을 출산 장려 정책 ‘『아이·맘 부산』플랜’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 정책은 △아주라(For Babt) 지원금 △맘에게 센터 △맘에게 정책의 3개 부문 18개 사업으로 구성됐다. 각 분야는 △사회적 양육시스템 강화 △임신 △육아 지원체계 구축 △출산장려 분위기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맞벌이 부부들을 위한 육아 지원 제도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산시의 경우 재택근무, 유연근무 등의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영세한 기업들이 많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문정희 연구원은 “저출산 문제는 사회 여러 분야의 문제와 복합적으로 관련돼있다”라며 “한 분야만의 개선이 아닌 여러 분야를 장기적으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청년들의 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 중에 인프라 부족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 균형발전을 통해 지방에 일자리 및 복지시설을 늘려야 한다. 김준영 연구위원은 “지역 균형발전을 통해 청년들이 지방에서도 의료, 교육 등의 인프라가 부족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청년들은 단순히 일자리 문제뿐만 아니라 자신의 행복감 추구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청년들이 지방에서도 그들의 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느끼게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청년들의 요구가 반영된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청년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게 청년들의 사회활동 참여 기회의 확대가 요구된다. 부산정책네트워크 엄창환 지원단장은 “청년 정책을 만들 때 전문가들의 의견도 참고해야하지만 당사자인 청년의 요구에 가장 중점을 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시경 기자  sunlight1105@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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