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찾은 감만동 전 부산외국어대학교(이하 부산외대) 정문 앞 상가 거리. 저녁 시간이었지만 이상하리만큼 사람이 없었다. 4년 전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쳤던 감만동 상가 거리의 모습은 이제 완전히 바뀌었다. 대부분 가게는 철수했고, 몇몇만 남아 어둠 속에서 빛을 밝히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이 시간이면 학생들이 쏟아져 나오던 부산외대 정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철제 구조물로 굳게 닫힌 채, 경비원 한 사람만이 정문 앞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경사가 높고 거리가 먼 정문을 통과하기가 번거로웠던 전 부산외대 정문. 끼니때마다 학생들은 이곳 중국집에서 배달로 자주 시켜먹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저녁 시간임에도 배달 오토바이가 움직이는 일이 잘 없다. 중국집 주인인 임영섭(남구, 63) 씨는 “장사가 안되는 어려움은 말로 다 못한다”며 “학생 손님은 이제 아예 없고 상권이 많이 죽은 것은 확실하다”라고 털어놓았다. 

주요 소비층의 변화에 따라 업종을 변경하는 가게도 눈에 띄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술안주에서 비교적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장어구이로 업종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었다. 시원한 맛과 사장님의 친절함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칼국숫집 내부도 휑하다. 바로 뒤에 자취방 골목이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맛집이라고 입소문을 타기도 했었다. 하지만 현재, 청년들은 아예 없고 노인층 손님들만이 주로 이 가게를 찾는다. 칼국숫집 주인 백성자(남구, 53) 씨는 “매출감소가 가족의 생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며 “대학생 자녀에게 용돈을 아예 주지 못하는 것도 부모로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렇듯 상인들은 어려움을 호소하며 해결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길 바라고 있다. 족발집을 운영하는 김용호(남구, 51) 씨는 그나마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어 계속 장사를 준비하지만 팔리지 않은 재고로 손해를 보고 있다. 김용호 씨는 “장사하는 사람입장에서는 현재 시점에 유동인구가 많아지길 바라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감만동의 약 30여 개 가게가 포함된 감만2동상가번영회가 상인들과 지역민들을 위해 전 부산외대 부지가 활용될 수 있도록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감만동의 상인들과 지역민들은 사람들로 붐비던 과거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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