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일, 우리 학교 오진우(나노에너지공학) 교수와 김규정(광메카트로닉스공학) 교수 융합연구팀이 영국 왕립 화학회에서 발행하는 <Chemical Science>에 ‘세포 인식을 위한, 생체 자극된 M-13 박테리오파지 기반 광자 코’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미세먼지를 비롯한 각종 화합물로 인해 유해환경 물질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음주측정기처럼 호흡 분비물을 감지하는 ‘인공 코’가 개발됐다. 이를 이용하면  색상 패턴의 결과를 통해 유해환경을 인식할 수 있다. 인공 코 연구를 한 오진우(나노에너지공학)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뉴스에서 교수님의 인공 코 개발 소식을 많이 접했습니다. 교수님께서 인공 코 연구를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현재 늘고 있는 각종 유해환경 물질에 사람들이 많이 노출되고 있어요. 그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센서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많은 센서가 개발됐지만 실용화된 것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는 센서의 소재로 박테리오파지*가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기존에 있는 센서보다 감도가 높고 선택성도 좋기 때문이죠.
*박테리오파지: ‘세균을 잡아먹는다’는 뜻으로 세균을 숙주로 하는 바이러스

△인공 코는 파지 번들 나노 구조가 변형될 때 세포 종을 구별할 수 있게끔 해준다고 들었는데, 혹시 어떠한 원리가 숨겨져 있나요?
인공 코는 M-13 박테리오파지로 만들어졌어요. 이 파지들은 각각 묶여서 나노 구조를 형성해요. 기체 상태의 분자들을 선택적으로 감지하기 위해 유전적으로 변형시킨 것이고 이를 ‘파지 번들 나노 구조’라고 해요. 파지 번들 나노 구조가 특정한 화합물과 만나게 되면 구조적으로 나노 구조가 변형되는데, 이 과정에서 색상 변화가 일어나게 돼요. 이러한 원리는 칠면조로부터 영감을 얻었어요. 칠면조는 흥분 시 콜라겐 번들 구조로 조직화된 피부가 여러 색으로 변하는데요. 색은 칠면조의 피부 구조 크기와 우리 눈에 볼 수 있는 색깔의 파장대가 맞물려서 나타나는 거예요. 이러한 칠면조 피부 구조를 모방해 색깔을 띠는 박테리오파지 번들 나노 구조를 만들었어요. 이렇게 여러 색깔의 차이를 통해 세포 종을 구별할 수 있죠.

△인공 코가 이산화탄소와 방향족 화합물에 노출되면 색깔이 변한다고 들었는데요, 여기서 이 두 가지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유해환경 검증과 질병을 진단하는 쪽에 관심이 있어요. 그래서 호흡만으로도 각종 질환을 판단할 수 있는 센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연구해요. 호흡 시에는 이산화탄소가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로 색깔 변화를 살펴봤어요. 방향족 화합물*도 호흡할 때 배출되기 때문에 톨루엔* 등에 의한 색깔 변화도 알아본 거죠. 세포 호흡분비물 전반에 대해 연구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더 나아가서는 대장균이나 암세포도 실험에 적용했어요.
*방향족 화합물: 분자 내 벤젠고리를 하나 이상 가진 화합물
*톨루엔: 방향족 화합물 중 하나. 벤젠의 수소원자 1개를 메틸기로 치환한 화합물

△교수님과 인터뷰를 하면서 이 연구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느꼈어요. 앞으로 이 인공 코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지금 상용화된 색깔 기반의 센서는 임신테스트기와 pH 미터기가 있지만, 감지되는 물질이 한정적이라는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여러 가지의 센서를 복합적으로 만들어 하나의 센서인 ‘멀티 어레이 센서(Multi-array sensors)’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어요. 즉, 이 센서 하나만 있으면 유해물질을 감지할 수도 있고 병을 진단할 수도 있게 되는 거죠. 앞으로는 조그마한 센서 하나로 누구나 스마트 폰 등의 소형 분석기를 통해 간단한 사전 테스트를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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