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과거에 명절은 가족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에 비해 현재 대학생들이 명절을 보내는 모습은 매우 다양해졌다. 온 가족이 모여 명절 행사를 지낼 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 △여행 △취업 준비 △휴식 등을 하며 연휴를 보낸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명절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로 학생들의 명절과 전후 5일간 연휴 계획을 알아보았다. 이는 지난달 26일부터 4일간 오프라인으로 진행됐고, 총 274명의 재학생이 참여했다. 

학생 대부분 “가족과 명절 행사 보내”

우리 학교 학생 대부분은 연휴 기간에 가족 및 친인척과 함께 명절 행사를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184명이 명절 행사를 지낸다. 신혜원(중어중문학 16) 씨는 “할머니가 안 계셔서 친척들끼리 음식을 준비한다”며 “명절 때마다 만나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좋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명절 행사를 지내면서 불만을 가진 학생도 더러 있었다. 그들은 친인척의 충고 및 잔소리를 가장 불만이라고 꼽았다. 문영빈(언어정보학 13) 씨는 “명절 때 친척들이 취업과 관련해서 충고한다”며 “그럴 때마다 웃어른의 말이라 티는 못 내고 속으로 화를 삭인다”고 말했다. 강영진(생명과학 14) 씨는 “성적과 관련해서 자꾸 간섭해서 친척들을 만나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했다. 이에 허창덕(영남대 사회학) 교수는 “기성세대의 관심 표현이 청년세대에게는 간섭과 잔소리로 느껴지면서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청년세대는 기성세대의 화법에 대해 이해하고, 기성세대는 청년세대가 느끼는 불편함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휴식을 택한 학생들 “혼자만의 시간 필요”

명절 행사에 이어 혼자 휴식이 명절계획 2위를 차지했다. 혼자 휴식하는 이유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고 답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 혼자 휴식하는 것을 택한 명다솔(사회복지학 15) 씨는 “명절 행사 참여를 강요하지 않아 고향 집에 굳이 가지 않는다”며 “그동안 보고 싶었지만 못 봤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허창덕 교수는 “평상시 항상 부담감을 느끼다 보니 연휴 때는 이를 내려놓고 쉬고 싶은 것”이라며 “청년세대들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부담감이 크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명절에도 쉴 수 없는 아르바이트

연휴 기간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이 적지 않았다. 응답자 중 67명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응답했다. 이 중 38명의 학생들이 매장이 정상영업을 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박민주(독어독문학 14) 씨는 “계속하던 아르바이트인데 이번 연휴 기간에도 하게 됐다”며 “더 많은 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어 원래보다 더 일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 당장의 생활비,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답이 많았다. 노영진(미생물학 13) 씨는 “부모님께 간섭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 생활비를 벌어 자유롭게 쓰고 있다”며 “그래서 연휴 기간에도 아르바이트해서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고 전했다.

명절 보내는 또다른 방법, 여행

명절 연휴에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가족 및 친인척, 가족 외의 사람과 여행을 간다고 응답한 학생은 각각 34명과 14명이었다. 가족과 여행을 갈 예정이라는 박미지(미생물학 17) 씨는 “명절 연휴가 가족끼리 모일 수 있는 몇 없는 기회라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설동훈(전북대 사회학) 교수는 “명절은 흩어져있던 가족을 한데 모이게 하는 기능을 가진다”며 “가족 여행을 가는 것도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다양해진 방식 앞으로의 명절은?

이처럼 대학생은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거나 혼자 휴식,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명절 연휴를 지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양상 속에서 가족과 유대감을 강화시키는 명절의 본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주의가 강화된 현대 사회에서 온 가족을 한 곳에 모일 수 있게 하는 명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설동훈 교수는 “명절을 지내는 방식이 다양해진 것은 사회변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라며 “모여서 명절 행사를 지내지 않아도 함께 여행을 가거나 연락을 하는 등 가족과 소통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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