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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방황한 금샘론 그 끝은 어디] 금샘로 놓인 우리 학교, 미래 모습은
  • 이강영 기자
  • 승인 2017.10.01 06:24
  • 호수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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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샘로를 둘러싼 갈등은 20년 가까이 진행됐지만 아직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우리 학교를 관통하는 지하차도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항해 우리 학교 금샘로비상대책위원회는 우회도로를 강력하게 피력한다. <부대신문>은 부산광역시의 계획대로 결정돼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 학교를 가상으로 그려봤다. 과연 그곳은 어떠한 모습일까?

노란색 안전모를 착용한 사람들이 우리 학교를 찾아왔다. 여러 장비를 동원해 예술관부터 대학생활원 진리관까지 길을 파내고 있다. 공사로 인해 통행은 제한된다. 통행이 제한되자 학생들은 가던 길을 돌아가야만 했다. 돌아가면서 학생들은 저마다 다른 감정을 표출한다. 대부분 의아하면서 짜증을 낸다.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는 금샘로를 오픈 컷 공법으로 공사하려 한다. 구간 전체를 한 번에 파낸 뒤 지하차도를 건설하는 방법이다. 보행로에서 공사가 진행돼, 통행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부산시청 건설본부 관계자는 “땅을 파낸 뒤엔 공사를 대부분 지하에서 진행할 예정이라 윗부분은 보행로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땅을 발파하는 과정 속 생기는 통행 제한에 대해선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팅팅 … 치~잉”. 음악관 앞은 공사가 한창이다. 금속과 금속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학생들은 연주하기 전 악기를 조율하고 있다. 예민한 순간, 방음벽을 뚫고 공사 소음이 들려온다. “오늘 연주는 틀렸다”고 말하며 한 학생이 한숨을 쉰다. 소음뿐만 아니라 공사 현장 주변 대기는 먼지로 뒤덮였다. 성악과 한 학생은 몇 달간 공사 분진 속에서 살았다. 목을 풀기 위해 소리를 내뱉어보지만 목 상태가 이전과 다르다는 것을 감지한다.

우리 학교 구성원은 공사 도중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공사지와 10~30M 내 위치한 건물들은 대략 10개다. 여기에는 △법학관 △예술관 △화학관 △조형관 △음악관 등이 있다. 예술대학 박은화(무용학) 학장은 “예술 활동은 상당히 예민한 작업이다”며 “먼지와 소음은 굉장한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계승균(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학관에는 24시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아무리 방음벽을 설치한다고 해도 이전과는 다른 환경 속에서 공부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부산시는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산시청 건설본부 관계자는 “100%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최소화할 수 있는 토목 공법들은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화학관 한 학생은 실습 도중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연구 기기가 이전과 다른 결과값을 도출한 것이다. 이유 모를 문제에 학생은 실습을 중단한다. 공사로 주변 땅에서 진동이 느껴진다. 학생들은 주위의 건물들이 꽤 낡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수업과 실습을 진행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건물로 들어간다. 불필요한 두려움을 안고 대학 생활을 보낸다. 

작업 중 발생하는 진동도 우려한다. 공사지 인근 화학관에는 수많은 연구 장비가 구비돼있다. 이들은 민감해 조그마한 진동이라도 주어지면 부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김석만(화학) 교수는 “화학관 대부분 장비가 진동에 민감하다”며 “공사 시 진동으로 인해 100억 원의 국가 연구 결과가 엉망진창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건물의 안정성도 불안 대상이다. 공사 구역과 인접한 건물 대부분은 노후화됐다. △예술관 △화학관 △법학관 △학생회관 모두 1980년대에 세워졌다. 예술대학 강민아(무용학 15) 회장은 “누수가 되는 등 낡은 건물 상태로 학생들은 불안해한다”며 “공사가 시작되면 불안감이 얼마나 커지겠나”고 토로했다. 김석만 교수는 “화학관 건물에 금이 나 있는 경우도 있고 일부 구역에서는 지반 침하도 발생하고 있다”며 “근처에서 공사 시 진동을 건물이 견딜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우려에 부산시는 똑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끌벅적했던 공사는 마무리됐다. 난잡했던 공사 현장은 새로운 길로 포장됐다. 소음과 먼지는 사라졌고 사람들은 공사 이전과 같이 길 위를 거닌다. 하지만 미리내 숲에 사는 동식물들은 점점 생기를 잃어간다. 여름이면 숲은 울창해지고 시원한 폭포가 흐르던 미리내 골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이젠 아침에 우렁차게 울리던 “짹짹”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도심지의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공공녹지의 특성과 관리전략>에 따르면 금샘로 공사 구간 인근의 지점들은 생물들이 살기에 양호한 서식처다. 공사지 인근 지역에 1700그루의 수목이 존재하며 미리내 숲을 찾는 조류는 24종에 이른다. 때문에 만약 금샘로가 관통해서 놓인다면 우리 학교 내 생물들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금정산과 도심을 연결하는 미리내 숲이 공사로 끊기면 기존 생태계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금샘로비상대책위원회 주기재(생명과학) 위원장은 “금샘로 공사가 진행되면 미리내 숲이 훼손돼 환경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며 “시가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수행한 흔적이 없다”고 전했다. 부산시는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다. 영향평가를 실시할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강영 기자  zero1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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