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이 입학 시 납부하는 돈, 입학금. 사용처와 금액산정의 근거가 불투명해 대학가의 해묵은 논란거리다. 최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는 ‘대학입학금 폐지’ 공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많은 대학이 입학금을 폐지하거나 인하하고 있는 추세다. 

사용처·산정근거 불투명해  논란 끊이지 않아

대학입학금은 끊임없이 논란을 빚고 있다. 대학입학금은 일제강점기 이후로 끊임없이 논란을 빚고 있다. 먼저 입학금은 입학에 드는 실비 외에도 뚜렷한 내역 없이 불투명하게 사용돼왔다. 사용처가 정해져 있는 돈이 아니었던 것이다. 교육부 대학장학과 관계자는 대학입학금을 “신입생이 입학 시에 납부하는 금액”이며 “어디에 쓰이는지의 명확한 기준은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 학교는 입학금을 입학식, 오리엔테이션과 같은 신입생을 위한 학교 행사의 경비로 사용했다. 입학금의 사용내역에 대해선 재무과 관계자는 “등록금과 입학금은 대학의 재정 운영 시 통합돼 사용되므로 입학금의 사용처와 등록금의 사용처를 구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금액산정의 근거도 불분명해, 대학에 따라 금액이 천차만별이었다. 작년 참여연대는 전국 4년제 대학 중 입학금 상위 23개 사립대학을 포함해 총 34개 대학을 대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심현덕 간사는 “ 대다수 대학이 산정근거와 집행내역이 없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령인 <대학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입학금은 학생의 입학 시에 전액을 징수한다’고만 명시돼 있어 대학들의 자율로 입학금을 산정하고 있다. 정보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7년 전국 4년제 대학 248곳의 평균 입학금은 57만 원이다. 사립대의 경우 평균 678,000원이며 국립대는 143,000원이다. 올해 우리 학교의 입학금은 학부생은 17만 원, 대학원생은 18만 원이었다. 우리 학교의 경우 등록금심의위원회의 심의 과정을 거쳐 입학금을 책정하고 있으며, 2009년~ 2011년까지는 18만 원, 2012년은 171,000원, 2013년부터 현재까지는 17만 원으로 지난 9년간 인하 또는 동결돼 왔다. 

이러한 입학금에 정부는 마땅한 규제를 마련하지도 않았다. <고등교육법> 11조 1항에 따르면 학교의 경영자는 수업료와 그 밖의 납부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4조 4항에 입학금은 입학 시 전액을 걷는다고 명시돼 있어 사용처와 산정근거가 불투명한 입학금을 신입생들에게 징수하는 근거가 된다. 대학입학금이 부당하다는 비판에 2011년 교육부는 <고등교육법>에 ‘입학금은 최근 3년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할 수 없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하지만 규정을 어겨도 강제할 방법이 없어 실효성이 미미했다.

이러한 문제로 2016년도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입학금 폐지 대학생 운동본부’가 출범했으며 ‘입학금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대학생·학부모·시민사회 공동행동’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10월 25일 입학금 폐지 대학생 운동본부는 대학생 9782명의 서명을 받아 서울중앙지법에 전국 15개 대학의 학교법인, 국가를 상대로 입학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올해 8월 3일 참여연대와 반값등록금국민본부 등 관계자들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입학금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확산되는 입학금 폐지

최근 대학가에서는 입학금이 잇따라 폐지 또는 인하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입학금 폐지와 대입 전형료 인하 공약에 발맞춰 지난 7월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군산대는 2018학년도부터 입학금을 전면 폐지했다. 군산대 기획평가과 관계자는 “학생들의 학비부담을 덜기 위해 교무회의를 통해 입학금을 폐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군산대를 시작으로 지난달 부경대, 한국해양대 등 전국 19개의 국·공립대학도 입학금 폐지를 결정했다. 동시에 우리 학교를 포함한 주요 9개 거점대학도 국공립대총장협의회에서 입학금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부대신문〉 제1546호(2017년 8월 8일자) 참조」

국·공립대를 시작으로 사립대가 입학금 폐지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주요 사립대 기획처장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대학입학금 단계적 폐지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며 “현재 태스크포스(TF) 계획 중에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지난 달 22일, 사립대 최초로 원광대가 2018학년도부터 10년간 단계적으로 입학금을 80%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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