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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의 은밀한 예산 어떻게 쓸지는 “아무도 몰라요”
  • 백지호, 유은아 수습기자
  • 승인 2017.06.05 03:22
  • 호수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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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 자본보조금이란 구·군청에서 사업을 시행을 위한 예산이 필요할 때 부산광역시의 심사를 거친 후 지급받는 보조금을 칭한다. 그러나 부산광역시 내에서 해당 보조금 사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로 인한 문제가 금정구 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데… 자치단체 자본보조금의 문제가 무엇일까?

   
 부산광역시 금정구 남산동 140-3

지난 2012년 금정구청은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 금정구 남산동 일대에 중증장애인 자립생활훈련원(이하 자생훈련원) 설립을 위한 부지를 마련했지만,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자생훈련원 설립 사업은 부산시의회 A 시의원이 자신의 자치단체자본보조금(이하 자자보)을 투입해 진행하고자 했다. 이에 절차에 따라 금정구청은 부산시에 자생훈련원 설립 사업 지원을 요청했고, 부산시는 이것이 자자보를 통한 지원 요청이었기에 해당 사업이 국비 지원 자격요건에 해당하는지 정확히 검토하지 않았다. 이후 금정구청은 A 시의원의 자자보로 자생훈련원 부지를 매입했지만 결국 자생훈련원은 국비를 지원받기에 부적합한 시설이라고 판정받았다. <장애인복지법> 상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시설은 그 자격요건이 엄격히 제한돼있기 때문이다. 이후 30억 원의 공사비를 충당하지 못해서 사업은 5년 째 표류 중이며 해당 부지는 임시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부산시 금정구 오륜동에 자자보 지원으로 풋살장이 건립됐지만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풋살장 건립 사업은 부산시의회 B 시의원의 자자보로 확보한 4억 7,900만 원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현재 풋살장은 산 중턱 외진 곳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풋살장 주변 30m 거리에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고압의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도 있다. 이에 금정구의회 정종민 구의원은 “풋살장은 사용 인원이 많지 않은데 이용하기도 불편한 장소에 만들었다”며 “시의회 의장인 B 시의원이 자자보 지원 사업으로 해당 부지를 요구하는 바람에 시가 안전성 검사를 흐지부지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오륜동 풋살장은 가로 16m, 세로 38m이기 때문에 풋살장 국제규격(가로 20m, 세로 40m)에 미치지 못한다.

부산광역시의 자치단체자본보조금 제도가 비판을 받고 있다.

자치단체자본보조금(이하 자자보) 제도는 <지방재정법>에 따라 시·군 및 자치구의 재정 사정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예산의 범위 내에서 시·군 및 자치구에 보조금을 교부하는 제도이다. 이는 시에서 재정이 열악한 지역에 차등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됐다. 구·군청이 필요한 사업의 지원을 요청하면 시 차원에서 심사를 통해 우선순위를 매긴 뒤 자자보를 투입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현재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는 부산시의회 시의원에게 직접 자자보를 교부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간 총 282억 원의 자자보가 각 6억 원씩 47명의 시의원에게 배정된다.

주도권 잡은 시의원 자자보 악용 가능성 높아

부산시가 절차나 근거도 없이 시의원에게 자자보를 교부하는 것에 대해 잘못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시의원들이 본인에게 편성된 자자보 예산 6억 원을 본인의 지역구에 자의로 지원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에 부산시의회 김영희 전 시의원은 “예산이 낭비되는 사태가 생기게 된다”고 전했다. 또한 “시의 예산집행을 감시해야 하는 시의원이 6억 원을 직접 교부받는 것은 부산시와 부산시의회의 역할이 불분명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자자보가 투명하게 쓰이지 않는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초자치단체의 사업에 자자보 예산이 투입됐는지 여부는 △부산시 △기초자치단체 △시의원만 알 수 있다. 부산참여시민연대는 지난 3월 성명서를 통해 ‘정확한 관계 법령 없이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채 예산이 편성되고 집행됨’과 ‘부산시를 감시하고 견제할 시의회가 예산 편성권도 없고, 편성 예산의 근거도 없이 예산을 편성함으로써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담합한 것’이라며 부산시의 행태를 비판했다. 금정구의회 정종민 구의원 또한 “이는 제정의 원칙 중 투명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자자보를 지원받는 사업을 자치단체 주민들과 해당 자치단체가 소통을 통해 결정한다. 그러나 부산시 내에서는 주민이 요구하고 시의원이 추진하는 사업이 서로 다를 경우 기존 자자보의 취지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최병호(경제학) 교수는 “자자보가 투입되는 사업은 지방자치제에 의해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하게 된다”며 “하지만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과 관계없이 군·구청이나 시의원 입장에서 유리하거나 혹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예산을 편성하게 될 시 사업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전했다.

자자보 사업 투명한 운영 필요하다

자자보 사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자보 배부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종민 구의원은 “지금의 부산시처럼 시의원들에게 일괄적으로 예산을 나눠주는 방식이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된다”며 “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을 보조하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사용돼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일부 시민단체는 자자보 예산 사용이 투명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참여시민연대는 ‘서울의 경우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자자보와 관련된 교부, 결과보고 문건 등을 공개하고 있다’며 ‘부산시와 부산시의회도 자치단체 자본보조금에 대해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이후 자자보 편성과 집행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지호, 유은아 수습기자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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