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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혼술족 트렌드 이면의 음모?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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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4호] 승인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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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밖으로 드라마 <혼술남녀>는 트렌디 드라마로 인기가 높았다. ‘트렌디’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바로 혼밥에 이어 혼술이 트렌드를 이루고 있는 상황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트렌드를 생각할 때, 처음에는 이 드라마가 혼술을 하는 남녀들의 행태를 찬양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워낙 많은 언론매체나 방송프로그램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행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묘사하거나 해석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물론 혼술을 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폄하하거나 비난하는 일은 바람직하지는 않을 수 있다. 개인의 취향을 인정하고 문화적 다양성은 필요한 일이다. 다만, 혼술행위가 결국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이기에 건강에 긍정적일 수만은 없다. 와인이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본질은 술이며, 막걸리에 유산균이 많아도 숙취는 뒤끝 작렬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술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발적인 상황도 있겠지만 혼자 술로 마음을 달래고 자기 위안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자화상일 수 있다.

그런데 드라마 <혼술남녀>는 혼술남녀를 장려하기보다는 사람과 사람이 결국 어울려 살 수밖에 없을 드러내 보이려 했다. 하지만, 결국 텔레비전 드라마였다. 제작 스텝 가운데 한 명이었던 이한빛 피디의 죽음은 이중성을 그대로 폭로하는 사건이었다. 드라마는 혼자 고통받는 사람들이 같이 술 한 잔이라고 하면서 서로 힐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파했지만 정작 제작 스텝들조차 그렇게 하지 못했다. 부당하고 과중하기만 업무 때문에 이한빛 피디는 혼자 술로 달래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유서 한 장 없이 세상을 떠나야 했다. 그 쓸쓸함이나 외로움의 고통이 가슴 깊숙이 엄습했다. 사실 혼술은 물론이고 혼밥에 대한 낭만은 매우 협소한 가치이다. 다만, 문화적인 편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화두를 전달하지만 오히려 그것의 상품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가 발표한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520만이고 1인 가구의 절반(52.3%)이 하루 세끼 모두 혼밥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점은 혼밥은 더 이상 새로운 것도 아니고 문화적 구별 짓기로 남다른 가치를 부여해 주는 것도 어려운 지경에 이른 지 오래임을 나타낸다. 더구나 혼밥은 많은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이미 많은 연구결과로 밝혀졌다. 예컨대 세끼를 함께 식사할 때 비만 유병률은 24.9%이고, 세끼를 혼자 먹는 사람은 34.7%의 비율을 보였다. 나트륨의 섭취율도 높은데 혼자 간편하게 먹다 보니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를 먹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이나 지방 섭취는 높지만 그 외 다양한 영양소는 결핍되기 쉽다. 세끼 모두 혼자 식사하면 12~18세는 38.8%가 영양 부족이고, 19~29세는 19.5%가 부족했다. 고혈압이나 고콜레스테롤 합병증에 더 노출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의학적 사실을 들어 혼자 먹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도 폭력일 수 있다. 왜냐하면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를 보면 그나마 <치즈인더트랩>의 청춘들이 행복해 보인다.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의 주인공은 취직 준비하면서 온갖 알바를 다하며 혼자 식사를 하는 일이 다반사였고, <치즈인더트랩>의 주인공은 학교 안에서 친구들이라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교 안의 대학생이라고 해서 같이 언제나 어울릴 여력은 그렇게 많지 않다. 실제로 나홀로족들이 혼자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이는 이유는 혼자만의 개취를 즐기려는 것보다 시간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예견과 전망은 더욱 이를 심화시키고 있다. 나홀로족 문화나 혼밥, 혼술 등을 용인해야 하는 것은 문화적인 낭만보다는 그들의 현실을 인정해주고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차원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본주의와 상품비즈니스 논리가 그런 현실개선보다는 수익의 논리로 청춘들의 고통을 심화시키고 호도하고 계속 착취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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