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결과 우리 학교 학생들 대부분은 부모님과의 친밀도가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300명 중 108명(36%)만 미성년자 때와 비교해서 부모님과의 친밀도가 변했다고 답했다. 그중 85명(78.7%)이 부모님과의 사이가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하윤택(국어국문학 12) 씨는 “성인이 되면서, 부모님의 솔직한 이야기나 가족 경제상황에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돼 사이가 가까워졌다”라고 말했다. 김정규(고고학 12) 씨는 “대학생이 되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게 돼 부모님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그전에 비해서 더욱 사이가 더 친밀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만의 특이한 양상이었다. 가족학 이론에 따르면 청소년기에서 대학생이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기 위해 부모와의 애착이 떨어져 관계가 변화한다. 유계숙(경희대 아동가족학) 교수는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생은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며 “이는 초기 성인기를 겪어야 할 대학생들이 청소년기의 연장선으로 이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부모와의 친밀도는 평균 7.74점으로,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8점의 점수를 준 정윤모(기계공학 14) 씨는 “전반적으로 화목하게 지내고 있으나 가끔씩 사소한 문제로 부딪히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6점의 점수를 부여한 김동현(경영학 14) 씨는 “부모님과 따로 살다보니 같이 있을 시간이 줄어들어, 전보다 친밀도가 낮아진 것 같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부모님과의 관계에도 대부분 만족하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 300명 중 225명(75%)이 부모님과의 관계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단 18명(6%)가 불만족하는 경우였다. 불만족의 이유는 대게 부모와의 의견갈등 때문이었다. 인문대학에 재학 중인 A 씨는 “대학생이 되고난 후, 부모님의 금전적인 지원이 아예 끊겨 아르바이트로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며 “때문에 부모님과 사이가 멀어지게 됐다”라고 답했다.
학생들은 부모와 자녀간의 관심도 많다고 느끼고 있었다. 본인이 부모에 대한 관심으로 평균 7.03점, 부모가 자신에게 주는 관심으로 평균 8.07점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생들 대부분이 부모님의 기호(209명)를 잘 알고 있었고, 다음으로 △취미(148명) △습관(143명)순으로 이어졌다. 그중 부모님의 고민은 101명(33.7%)만 알고 있다고 답해 제일 낮은 득표율을 얻었다. 박석환(물리교육 16) 씨는 “평소 대화할 때 부모님의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잘 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의 고민은 잘 모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설문조사 결과 300명 중 140명(46.7%)이 미성년자 때와 비교해, 부모님과의 갈등사항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는 학생들의 거주형태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학생 155명 중 80명이 ‘사생활 간섭’을 갈등의 주 원인으로 꼽았다. 김진태(기계공학 14) 씨는 “아버지께서 연애에 간섭해 갈등을 빚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통금(53명) △생활비용(31명) △가사분담(30명)순이었다. 부모님과 따로 사는 학생 145명은 주 갈등 원인으로 ‘생활비용’을 택했다. 사범대학에 재학 중인 B 씨는 “부모의 감시에서 벗어나게 돼 충동소비를 한 적이 많았다”며 “부모님이 이런 모습에 잔소리를 하셨다”고 전했다. 또한 34명은 ‘안부 연락’을 꼽았다. 김범수(신문방송학 16) 씨는 “부모님은 매일 연락하시길 바라는데 저는 일주일에 한 2~3번 하는 정도”라며 “때문에 부모님과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거주형태와 무관한 주 갈등내용에는 전체 응답자 300명 중 사생활 간섭(33.3%)이 가장 많았고, 이어서 본인의 진로 문제(25.7%)가 잇따랐다.
학생들은 부모와의 갈등들이 대부분 ‘자연스럽게 풀어진다’(69.7%)고 답했다. 전체응답자 300명 중 182명(60.7%)의 학생들은 이러한 방법으로 갈등을 해소해도 갈등이 원만하게 해소된다고도 생각했다. 안한솔(조선해양공학 13) 씨는 “가족 구성원들이 무뚝뚝하고 낯간지러운 표현을 잘 못해 사과를 하는 일이 잘 없다”며 “딱히 화난 감정이 오래가지도 않는다”라고 갈등을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이유를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이러한 갈등 해결 방법이 갈등을 회피하기만 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미경(동국대 가정교육) 교수는 “자연스레 풀어가는 행위는 갈등이 심해질까 두려운 것에서 비롯된다”며 “감정 소모적인 갈등에서 벗어나, 갈등 원인과 서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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