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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통령’ 문재인, 어떤 변화 이룰까
  • 김미주 기자
  • 승인 2017.05.15 05:56
  • 호수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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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축된 문화예술계에 새로 당선된 대통령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과거 ‘문화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던 문재인 대통령. 그의 문화 공약은 과연 문화예술계의 어떤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

다양한 문화가 공정하게 창작되기 위해

  문재인 후보는 블랙리스트 청산을 주 과제로 삼았다. 블랙리스트란 박근혜 전 정권에서 정부 비판적인 예술인들을 기재한 목록이다. 작년 이 블랙리스트를 바탕으로 문화예술인을 검열하고 정부 지원을 중단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지난달 2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문화예술 간담회에서 "블랙리스트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짓밟은 국가폭력"이라며 "잘못된 문화 정책을 바로 잡고 진실을 규명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많은 문화예술인의 기대를 모았다. 지난 10일,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 성명서를 통해 ‘문체부와 관련 부서의 관료 부역자를 비롯해 그 실상과 처벌도 아직 속 시원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대다수의 문화예술인들이 바라는 이 선결조건을 풀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빠르게 해명하고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공정과 지원에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문화예술계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공약을 선보였다. 특히 전문가들은 행정기관에 의해 침해되는 권리를 민간이 감시할 수 있는 제도에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플랜비예술협동조합 송교성 팀장은 “지역민과 현장예술인이 관리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민간공공예술기관이 많이 들어서야 할 것”이라며 “현재 부산에는 문화재단 외에 이러한 매개기관이 부족해 이를 더 마련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문화공약은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문화정책은 원래 통제보다는 참여, 지원과 같은 역할의 기조였는데 이명박 박근혜 시대에는 이를 역행했다는 것이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산지회 원향미 정책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퇴행한 문화계의 선례를 원상회복하는 단계”라며 “문화의 활성화를 환기하기 위해 문화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먹고 살 걱정 없이 예술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인이 생계 걱정 없이 활동하도록 보장하는 공약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예술인들의 창작권을 보장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건강한 문화산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표준계약서 의무화 △예술인 임대주택 지원 △예술창작공간과 인프라 조성 △1인, 중소제작사에 대한 정책금융지원 확대 △융합콘텐츠 발굴 육성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국문화예술경영연구소 이용관 소장은 “현재 예술인 증명을 받더라도 흥행 여부에 따라 수입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표준계약서가 보완책이 될 수 있다”며 “이와 더불어 예술인들이 노동시장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예술인 노동조합도 함께 보장해야 한다”고 전했다.

문화 지원 사업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청년예술인과 사업을 연계해주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한다. 기회가 있어도 모르거나 예술인들은 표현의 방식이 다양해 서류를 작성하는 방식에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치예술협동조합 김정주 대표는 “현재 청년들은 학업과 아르바이트에 치여 사업 공모 방법을 교육받고 있지 못하다”며 “교육을 통해 청년예술인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문화융성보다 문화예술인의 입장에서 문화 창작권을 보장하려 했다는 점이 문화정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원향미 정책위원장은 “정책 중에서 진보했다고 생각한 부분이 창작권 보장 부분”이라며 “문화 기본법 속 국민의 문화 향유권만큼 동등한 지위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일상 속 살아숨쉬는 문화

  더 이상 문화예술을 특정한 집단뿐만 아니라 지역마다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생활문화로 만들기 위한 공약도 돋보였다.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확대 △동네 생활문화 환경 조성 △지역문화재생 사업 확대 등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인과 예술인에게 함께 초점이 맞춰진 문화 공약들에 반색했다. 김정주 대표는 “특정 계층의 고급문화라고 생각하는 분야의 예술인들도 주민들에게 맞춤형으로 교육하거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난 문예기금 어떻게 채우나

  하지만 문화 공약들을 이행할 재원 마련에 구체적인 안이 없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약 5,000억 원 가량의 문화예술진흥기금(이하 문예기금)에서 거래되는 이자로 사업을 진행해왔는데 이제는 적립금이 거의 소진되었기 때문이다. 공약에서도 문예기금을 국고 지원을 통해 적립해나갈 것이라 밝혔지만 그 방법이 설명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문예기금을 확충해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이용관 소장은 “예술시장은 승자독식의 경향으로 소득 격차가 매우 커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해소하는 정책을 펼치기 위해 무엇보다 문예기금 확보가 가장 우선적이다”라고 전했다.

별도의 세수를 마련해 문예기금을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과거 문예기금의 고정 수입원이었던 전시장 등의 관람료를 더 이상 징수할 수 없게 되면서 계속해서 문예기금이 고갈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재정 지원뿐 아니라 메세나와 같은 형태로 기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인프라 조성도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일반적으로 구매하는 물품에서 문예기금의 세수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으로 꼽았다. 원향미 정책위원장은 “합의가 된다면 문예기금의 재원을 확장해 다른 영역에서도 재원 확보가 가능해진다”며 “이를 통해 일상에서 문화를 실천하는 분위기도 형성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추상적이라는 우려도

일각에서는 위의 공약들이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방법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역량 강화, 맞춤 지원 등의 공약이 구체적인 방법보다는 추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당선이 유력한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실현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호불호가 생길만한 여지의 내용을 공약에 담기에 어려웠다고 해명한다. 공약을 만드는 데 동참했던 한국문화정책연구소 김기봉 상임이사는 “공약은 당선 이후에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기에 추후 여러 상황을 검토한 후 조직 구성이나 예산 집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송교성 팀장은 “예산 집행과 같은 부분에서는 구체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인 비전은 나쁘지 않기에 이제부터라도 실효성있는 정책을 펼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미주 기자  o3oolo@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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