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갛게 익은 딸기가 예쁘다며 얼마 전 친구가 집들이 선물로 딸기를 사 들고 찾아왔다. 아직 냉장고도 없는데 상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친구는 아직 날씨가 쌀쌀하다며 베란다에 두고 먹으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봄이 성격이 급한 탓인지, 날씨는 점점 따뜻해졌고 순식간에 딸기에는 솜털 같기도 촉수 같기도 한 곰팡이들이 한가득 피어버렸다.

봄이 성큼 다가와 있지만 여전히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탓에 아직 괜찮겠지 하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식중독에 걸리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한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이 복통을 호소했고 터키에서는 대통령 경호에 동원된 경찰 60여 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이는 등, 이른 봄에도 식중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이에 가장 큰 예방법은 음식을 익혀 먹는 것과 손을 씻는 일 등 청결을 중요시하는 것인데, 이처럼 청결과 전염병 하면 꼭 떠오르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장티푸스 메리다.

장티푸스 메리는 아일랜드 출신의 메리 멜런이란 여성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와 요리사로 근무하였다. 복숭아 아이스크림을 가장 잘 만들었다던 메리 멜렌의 요리는 찬사를 받았고, 고용주를 찾는 일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희한하게도 메리는 한 곳에서 오래 머물지 못했다.
 

메리가 머물던 곳에선 얼마 지나지 않아 늘 장티푸스가 돌았고 이로 인해 사망자도 나왔으며 한 집에서는 아버지를 제외한 가족 7명이 전부 병으로 드러누웠다. 그러던 어느 날, 요리사를 찾는 부유한 한 은행가의 부인에게 인력 사무소에서는 아주 건강하고 실력 좋은 요리사라며 메리를 추천한다. 메리를 고용한 부인은 가족들과 함께 여름 별장으로 휴가를 떠났다. 얼마 후, 예상대로 가족들 사이에서는 장티푸스가 번져 나갔다. 별장을 빌려주는 일을 하는 집주인은 전염병이 퍼졌다는 소문이 날까 염려하여 원인을 알기 위해 조사관을 초빙한다.

집안 곳곳을 뒤져도 원인을 찾지 못한 조사관은 그 당시 요리사를 고용했었다는 얘기를 듣고 요리사가 원인일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하지만 이때쯤이면 메리는 다른 곳으로 떠나버린 상태였기에 시간이 흐른 뒤에야 메리를 추적할 수 있었다. 조사관이 도착했을 때, 메리의 고용주 가족은 이미 장티푸스에 걸려 앓고 있는 상태였고 집안의 외동딸은 아주 위독한 상황이었다. 조사관은 메리 멜런에게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고 대소변 및 혈액 샘플을 얻고 싶다고 이야기했으나 메리는 이에 분개하며 조사관을 공격한다. 얼마 후 경찰까지 대동하고 나타난 조사관은 한참의 실랑이 끝에 메리를 병원으로 데려갈 수 있었다.

메리를 검사한 결과, 그녀는 병균을 몸 안에 갖고는 있으나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보균자임이 확인되었다. 당시에는 생소했던 이야기에 메리 멜런은 의사들의 말을 믿지 않았고 당시에는 장티푸스균이 담낭에 서식한다고 생각했기에 담낭을 제거하자는 제안도 단칼에 거절하며 독방에서 3년을 감금된 채로 지내게 된다. 3년째 되는 해에 뉴욕 시에서는 메리에게 요리사로 일하지 말라며 풀어주었으나, 메리는 정체를 숨긴 채로 또다시 요리사로 근무하며 다니는 곳마다 환자를 늘리고 다녔다. 다음에 그녀가 발견되었을 때 메리가 근무하던 여성 병원에선 이미 2명의 사망자를 포함, 25명의 환자가 생긴 뒤였다. 메리는 또 다시 도망쳤으나 곧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으며 이후 23년간 병원에 감금되어 지내게 되었다. 화장실을 관리하는 일을 했던 메리를 기자들이 인터뷰하러 올 때면, 메리가 주는 물 한 잔도 마시지 말 것을 강력하게 주의 받았다고 한다.

메리가 이처럼 여러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었던 원인은 물론 보균자이기 때문이 크지만 그 외에도 화장실을 다녀와서나, 음식을 준비하기 전에도 손을 전혀 씻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메리가 가장 잘하는 요리는 신선한 복숭아가 올라간 아이스크림이었으니 장티푸스균이 뿌려진 아이스크림이었던 셈이다. 이후 유명해졌고 이 사건 때문에 현재도 장티푸스 메리라는 말은 전염병을 퍼트리는 보균자, 슈퍼 전파자를 뜻하는 말로 사용된다.

종종 귀찮다는 이유로 손 씻기를 게을리하는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그 간단한 손 씻기가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건강을 지켜내는 중요한 일임을 기억하고 꼭 깨끗이 씻도록 하자. 물론 장티푸스 메리의 이야기를 보고 이미 손을 씻고 싶어 근질거리기 시작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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