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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너와 나’ 사이
  • 장원 기자
  • 승인 2017.03.13 05:05
  • 호수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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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언제부터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했을까? 어쩌면 인간관계의 고민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어린 시절부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따돌림을 당하면 어떡하지? 같이 놀 친구가 없으면 어떡하지? 친구가 왜 화가 났을까?’ 이런 생각들이 그렇지 않을까? 영화 <우리들>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선(최수인 분)과 지아(설혜인 분)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통해, ‘우리’가 되고픈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선은 매일 학교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어느 날 선은 반 앞에서 서성이는 지아를 만나게 된다. 알고 보니 지아는 2학기에 전학을 올 같은 반 친구였다. 선은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지아를 알게 돼 기분이 좋았다. 여름방학 내내   선과 지아는 매일 같이 붙어 다니며 서로의 비밀을 공개할 정도로 절친한 사이가 됐다. 그러나 지아의 할머니(최찬숙 분)가 지아를 학원에 보내면서, 둘이 만나는 시간은 현저히 적어졌다.
  2학기가 시작되고, 지아가 선의 반으로 전학을 왔다. 선은 지아에게 손짓으로 인사를 건넸지만, 지아는 이를 무시하고 학원 친구 보라(이서연 분)에게 미소를 띤다. 방학 때 보라로부터 선이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인 사실을 알고 난 후, 지아도 선을 멀리하는 것이다. 선은 지아와의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하지만, 지아는 어느새 선을 따돌리는 보라네 무리에 속해있었다. 지아는 더 이상 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보라는 지아에게 반 1등 자리를 뺏기면서 질투를 느꼈다. 또한 지아가 선과 계속 엮이자, 지아를 자신의 무리에서 내버린다. 보라로부터 버려진 선과 지아에겐 더 이상 ‘우리’라는 무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어느 날 지아는 우연히 술에 취한 아버지를 챙기는 선을 보게 됐다. 다음 날 지아는 반 아이들에게 선의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소문을 퍼뜨렸다. ‘우리’라는 무리에 포함되기 위해 발버둥을 친 것이다. 선은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지아임을 알게 돼, 그녀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반 친구들 앞에서, 지아가 예전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해서 이 학교로 전학 왔다는 사실을 폭로한다. 두 사람은 이렇게 서로 물고 뜯겨서 헐거워졌지만, 여전히 남는 건 자기 혼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선의 남동생 윤(강민준 분)이 매번 그의 친구에게 맞고 오자, 선은 윤에게 ‘왜 너는 맞고 만 오냐’, ‘너는 왜 맞받아치지 않냐’고 꾸짖었다. 하지만 윤은 “친구가 때리고, 나도 때리고, 친구가 때리고, 그럼 언제 놀아? 나, 그냥 놀고 싶은데”라고 말한다. 윤은 단지 싸우지 않고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은 것이다. 선은 지아와 싸운다고 해서 두 사람 사이가 진전이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이후부터 선은 윤이 말한 관계회복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선과 지아가 간격을 두고 나란히 선 채로 끝이 난다. 그들의 관계가 나아질지는 아직 모른다. 그래도 선은 해결책을 알고 있으니 잘 헤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들>은 비록 초등학생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대상만 어른으로 바꿔도 그들의 관계는 크게 어색하지 않다. 다시는 소외되고 싶지 않은 지아의 모습을 가진 사람도 있다. 이외에도 선처럼 자신과 친한 상대로부터 소외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지금도 우리는 무리에 적응하려고 원치 않는 관계일지라도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그 관계에서의 갈등으로 인한 관계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이런 ‘우리’라는 무리에 속하기 위해 우리들은 끝없이 고민한다. 마치 선과 지아처럼. 

   
 

장원 기자  mkij1213@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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