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대학교 대나무숲’에서 총학생회의 세습 문제가 지적됐다.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세습 논란이 일었다. 이는 지난달 22일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대학교 대나무숲’(이하 대나무숲)에 올라온 한 게시글이 발단이 됐다. 자신을 총학 복지위원회에 소속돼 있던 16학번 새내기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글을 통해 ‘1번 후보가 총학 계열’이라고 밝혔다. 글에는 총학이 대표자만 바뀔 뿐 실무자들은 변하지 않는 세습 구조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또한 이번 제49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원투스텝’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가 현 총학의 내정자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해당 글을 시작으로 대나무숲에는 총학의 세습을 지적하는 글과 내부 고발이 잇따랐다. 정치 활동을 강요하고,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이들이 직을 대물림하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선거운동 기간이 종료된 시점인 지난달 28일까지 총학 세습과 관련된 대나무 숲의 글은 33개에 달했다.
  총학 세습과 연관된 인물들은 직접 해명과 반박에 나섰다. 지난달 23일 오전 11시 ‘원투스텝’ 선본 조원구(철학 11) 정후보는 대나무숲을 통해 ‘스스로 총학 선거에 출마한 것’이라며 ‘선거운동원들에게 이상한 이미지가 씌이는 것이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글은 오히려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조원구 정후보는 같은 날 오후 3시에 다시 대나무숲에 두 번째 게시글을 올렸다. 그는 ‘현재 선거운동원에는 세습 인물로 지적된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며 ‘총학 내정자라고 결론짓지 말아달라’ 고 호소했다. 이어 ‘내년 총학 집행부에 거론된 인물들과 함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전했다.
  논란에 언급된 총학 관계자들도 대나무숲에 글을 올렸다. 지난달 24일 총학 김인애(기계공학 10) 홍보국장은 ‘매년 총학이 해야 하는 일들이 새롭게 보였고, 결국 올해까지 총학을 하게 됐다’며 ‘선거 중 이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총학 유영현(철학 11) 회장도 말문을 열었다. 유영현 회장은 대나무숲을 통해 ‘2015년 총학생회 구성원들이 지향하는 학생회에 감명을 받았고 그들과 함께 학생회를 꾸리자는 결론을 내렸다’며 ‘논란되는 인물들과 함께 총학을 꾸리고자 했던 의지는 저에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서 제기된 세습 문제는 대자보를 통해 오프라인으로 번지기도 했다. 문제를 제기했던 작성자가 대자보를 통해 세습 문제를 꼬집은 것이다. 이에 김인애 홍보국장은 지난달 30일 우리 학교 정문에 대자보를 게재했다. 하지만 해당 대자보는 바로 당일 붉은 펜으로 ‘그게 노예 대물림이라고’라는 낙서로 훼손당하고, 이후 대자보의 반이 손실되고 뜯겨 버렸다.
  한편 지난달 30일 개표결과, 해당 논란에 휩싸였던 ‘원투스텝’ 선본은 10,281명의 투표자 중 1,252명(12.18%)의 득표로 낙선됐다.

지난달 30일 총학생회 김인애(기계공학 10) 홍보국장이 게시한 대자보의 일부가 훼손됐다 - 사진 신우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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