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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미디어 서비스 OTT, 규제할 것인가, 지켜볼 것인가
  • 박지영 기자
  • 승인 2016.10.02 05:21
  • 호수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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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에 탑승한 대학생 A 씨는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유튜브를 켰다. 그는 평소에 관심 있던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새 동영상이 올라온 것을 확인하고 바로 시청했다. 직장인 B 씨는 잠자리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그는 2시간 전에 방송 종료한 드라마를 시청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모두 OTT를 이용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OTT

  OTT란 ‘Over the Top’의 준말로 △방송 프로그램 △영화 △BJ 제작물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고, 개방망인 범용 인터넷을 사용하여 TV, 셋톱박스 외에도 다양한 단말기에서 이용이 가능한 서비스를 말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 장소에서 유선으로 연결된 단말기가 아니어도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OTT라 보면 된다. 우리가 쉽게 접하고 있는 △유튜브 △아프리카TV △곰TV 등이 대표적인 OTT 사업자에 해당된다.
  OTT는 어떻게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게 됐을까? 스마트폰 보급과 통신 기술의 발달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정보정책통신연구원 곽동균 연구위원은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기존에 쉽게 즐기지 못했던 대용량 콘텐츠 이용이 가능해졌다”며 “언제 어디서나 동영상 시청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등장까지 결부되어 오늘날의 OTT에 이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욕구가 반영됐다는 점도 있었다.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공급하는 서비스가 정해진 시간에 편성된 방송을 보는 것이 어려운 현대인들의 생활에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또한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따라가기도 했다. 김희경(한림대 한림ICT정책연구센터) 연구교수는 “OTT는 기존 방송에 비해 콘텐츠 공급자가 시장에 진출하는데 허가, 제작 부분에서 진입장벽이 낮다”며 “다양한 콘텐츠 제작자들이 사람들의 수요를 맞춰줄 수 있는 형태를 언제 어디서나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점이 현재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켰다”고 전했다.

 

시장이 커질수록 불거진 문제

  그러나 OTT를 규제하는 법체계가 없어 혼란을 빚고 있다. 우리나라의 방송 사업자들은 △<방송법>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 △<정보통신망법> 등의 현행 법제에 따라 규제를 받는다. 하지만 OTT 사업자의 경우 기존 방송서비스가 유선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통신망을 사용해 <전기통신사업법>의 부가통신사업자로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사업자들은 기존 방송들이 지켜야 했던 △편성 △허가·승인 △광고 등의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별도의 규제가 없어 가장 크게 불거진 문제는 콘텐츠 내용의 선정성·폭력성이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OTT 사업자 중 하나인 아프리카TV에서 쉽게 문제를 찾을 수 있다. 아프리카 티비에서 BJ들은 과열 경쟁으로 인해 노출이 과한 옷을 입거나, 자학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서 발표한 ‘인터넷 개인방송 심의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6월까지 심의를 한 인터넷 방송 252건 중 △도박 △음란 △권리침해 △욕설 및 차별 등의 내용을 위반하여 시정요구를 받은 방송은 81건이다. 이에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7월 2일 ‘인터넷 개인방송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 개인방송은 △공적 책임 △사업자제한 △등급 분류 등의 규제가 없어 음란·성인 방송이나 막말, 저작권 침해 등 고질적인 문제가 방치돼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정보감시단 이경화 대표 역시 “다양한 연령대가 진입할 수 있는 서비스에 규제를 마련하여 적절한 콘텐츠 공급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같은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이지만, 관련법에 의해 엄격한 규제를 받는 기존의 방송과 달리 OTT는 별다른 제제가 이뤄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도준호(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TV 시청자들이 OTT를 통해 방송프로그램을 보는 추세”라며 “전달 방식만 다를 뿐 동일한 서비스 제공자로 볼 수 있지만 다른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 전문가들, “섣부른 규제는 위험해”

  많은 학자들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OTT시장에 대한 규제가 섣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유료방송은 1만 원대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어, 많은 OTT 사업자들이 기존 방송의 벽을 뛰어넘는 선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종하(한라대 미디어콘텐츠학)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TV만 있다면 굳이 유료 OTT를 시청할 이유가 없다”며 “올해 한국에 출시된 넷플릭스도 마찬가지고 pooq, 티빙(tving)의 뛰어난 선전이 보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규제가 해외사업자에 대해선 적용할 수 없어 국내 사업자의 발목만 잡는 역차별 현상의 우려도 있었다. TV의 채널들은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기 때문에, 각 국가에서 어떻게 규제하든 영향을 미치는 바가 없다. 그러나 OTT는 범용 인터넷망을 사용하여, 국가에 상관없이 제작된 콘텐츠를 세계 어디서나 열람할 수 있다. 그렇기에 국내에 규제가 마련되면 우리나라 OTT 사업에는 제재가 가해지지만, 해외사업자에겐 해당되지 않게 된다. 곽동균 연구위원은 “섣부른 국내 규제로 인해 국내 OTT 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며 “OTT의 규제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국제적으로 같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OTT는 규제 없이 계속 방치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학자들은 <방송법>이 아닌 다른 법으로 OTT의 문제를 충분히 규제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희경 연구교수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는 <청소년 유해물 보호법>과 <정보통신보호법> 등의 기존 법 개정으로 충분히 규제할 수 있다”며 “콘텐츠 편성 의무가 없고 이용자의 선택에 의해 이뤄지는 서비스가 <방송법> 강도의 규제를 받는다면 현재 성장하는 사업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적 규제와 정부 규제가 섞인 형태가 제시되기도 했다. 황근(선문대 신문방송학) 교수는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내리고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자율 규제하는 방안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이러한 방안으로 OTT만의 규제 수준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OTT에 대한 정의부터 차근차근 정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었다. 김종하 교수는 “현재 OTT는 정의조차 대중과 공유가 많이 되지 못했다”며 “OTT의 정확한 개념수립부터 이뤄져야 규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ecocheese@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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