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지잡>

   
작년 가을에 발행된 창간호를 시작으로 지잡은 매 계절마다 잡지를 발간하고 있다

  지역에 소재한 대학교들을 낮춰 부르는 지잡대. 중앙의 잡(雜)이라는 글자에서부터 좋은 뜻은 아님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런데 한 단체는 오히려 이 단어를 자신들이 발행하는 잡지명으로 선택했다. 바로 대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글로 전하는 단체 ‘지잡’이다.
지잡은 작년 8월 부산지역 대학 연합 미디어 비평 동아리에서 시작했다. 대학생들이 모여 매체 미디어 비평을 진행하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직접 비판의 목소리를 글로 전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들은 지역의 청년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김영준(기계공학 10) 편집장은 “우리의 계층이 청년이고, 특히 더 열악한 상황에서 살아가는 부산지역 청년들”이라며 “이런 이야기들을 당사자의 목소리로 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잡지의 이름도 ‘지잡’으로 정해진 것이다. ‘지역 청년 잡지’의 줄임말로도 쓰이지만, ‘지잡인데 뭐 어떠냐는’ 반항적인 의미를 담기도 했다.
이를 위해 지잡은 매주 1회씩 사회 문제를 공유하고 토론해보는 세미나 시간도 가지고 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 문제 등을 이야기하면서 청년 잡지로서의 비판 자세를 더욱 갖출 수 있는 것이다. 김영준 편집장은 “청년의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만큼, 같이 사회 문제를 공유하고 논의해보는 장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하여 발행 준비를 마친 기자들은 △대학 △지역 △문화 △사회 등의 파트에서 청년 문제를 이야기 한다. 이들이 이야기를 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한 달이다. 그 기간 동안 기자들과 편집위원들은 해당 호의 주제 선정과 취재, 마감까지 진행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자신의 기사가 나올 때 구성원들은 뿌듯함을 느낀다. 동서대 김수빈(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15) 기자는 “취재와 마감까지 정말 힘들지만, 기사가 나오면 기쁘고 내 경험에 축적된다”며 “마치 한약을 마시고 먹는 사탕 같은 곳이 지잡”이라고 전했다.
부산지역의 다양한 대학교 학생들이 모여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지잡도 고민거리는 있었다. 구성원의 짧은 활동 기간에 어려움이 있었다. 기자들의 활동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단기적인 활동을 바라보고 들어온 구성원들이 많았던 것이다. 김영준 편집장은 “지잡 구성원들의 재생산 구조가 형성되어야 한다”며 “기자들의 활동 기간을 위해 이번 수습 모집은 16학번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전했다. 경영문제도 쉽지 않았다. 다행히 올해는 부산문화재단의 지원 사업에 선정돼, 1년 지원비로 운영 중이지만 내년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김영준 편집장은 “시민 후원을 받고 있지만, 많이는 들어오지 않는다”며 “경영문제에 대해서 계속 걱정과 고민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지만, 지잡은 이번 가을호까지 4번의 출간을 무사히 마쳤다. 만들어진 지잡은 부산지역 각 대학교에 비치된 배포대에서 만날 수 있다. 4번의 출간과 이어지는 외부 칭찬에도 그들은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부경대 이다솔(식품영양학 15) 편집위원은 “사회에 있는 문제들을 지적한 기사는 많지만, 대안이나 해결책 제시 부분에선 부족하다”며 “더 나아가 문제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언론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준 편집장은 “문제 지적을 넘어, 문제 제기 제언 정책까지 할 수 있는 지잡이 되면 좋겠다”며 “이러한 도전들로 청년 문제 하면 지잡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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