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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도시와 문화’를 이야기하다
  • 박지영 기자
  • 승인 2016.09.11 00:54
  • 호수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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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금정예술공연지원센터에서 대안문화행동 ‘재미난복수’가 주최한 ‘도시와 문화, 도시의 문화’ 포럼이 개최됐다. 재미난복수의 문화 프로젝트 ‘장성한 친구들’의 일환으로 개최된 토론회에서는 도시에서 만들어지는 문화와 장소의 의미 공유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1. 도시와 문화

첫 주제인 ‘도시와 문화’ 파트는 각각의 도시에서 어떠한 창작과 문화예술실험이 이뤄지는지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해당 주제에는 △대안문화행동 재미난복수(이하 재미난복수) 김건우 대표 △루츠레코드 이광혁 대표 △Herbal Records(이하 Herbal) 고리광(Goh Lee Kwang) 대표가 발표에 나섰다.
발제를 맡은 재미난복수 김건우 대표는 먼저 해당 포럼을 열게 된 이유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말했다. 그가 6년간 운영했던 대안문화공간 ‘아지트’는 부지 가격 상승으로 철거당했다. 이에 아지트에 입주해있던 예술가들은 다른 공간을 찾아 떠났고, 장성시장에 도착하게 됐다. 하지만 이 곳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건우 대표는 “예술가들에 이어 창업가들이 장성시장에 오면서 빈 점포가 채워지자 매매가가 3배로 올라버렸다”며 “다시 대안을 찾아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건우 대표는 해당 문제의 대안을 찾기 위해 재미난복수 사업 전체의 주제를 ‘철거’와 ‘생존’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철거가 없으면 생존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장성시장 구성원과 함하는 ‘장성한 친구들’이 진행되고 지난 10일까지 제로페스티벌이 열렸다. 특히 제로페스티벌은 올해 주제를 ‘공존’으로 선정했는데, 김건우 대표는 “도시에서 만들어진 문화가 도시와 공존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어 주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밴드 ‘스카웨이커스’의 리더이기도 한 루츠레코드 이광혁 대표가 마이크를 들었다. 이광혁 대표 역시 김건우 대표와 마찬가지로 스카웨이커스가 운영했던 공간을 소개했다. 그는 “자유롭게 공연도 하고 연습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공사까지 했다”며 “그러나 2년 후 건물주의 퇴거요청에 떠나야만했다”고 말했다. 당시 관련 법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던 그들은 건물주의 요청에 나갈 수밖에 없었다. 현재 스카웨이커스는 새 공간을 마련했지만, 아직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광혁 대표는 “이 곳을 다시 기회의 땅으로 만들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서 다시 쫓겨나고 싶지 않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온 ‘Herbal’ 고리광 대표의 발표가 이어졌다. △언어 △문화 △인종이 다양하게 공존하는 말레이시아에서 온 그는 전 세계 인디밴드의 허브 역할 중인 Herbal을 운영 중이다. 고리광 대표는 자신이 Herbal을 운영한 것과 한국과는 다른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말레이시아는 굉장히 보수적인 국가”라며 “크게 말하는 것도 안 될 정도로 제재가 심하다”고 밝혔다. 그 속에서 고리광 대표는 제재의 선을 넘지 않으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예로 그는 Herbal 외에도 스위치 온이라는 단체 활동을 하고 있다. 스위치 온은 전용공간을 따로 두지 않고, 구성원도 늘 같지 않다. 그는 “스위치 온이란 단체의 이름으로 이벤트를 만들어 문화가 유통되는 플랫폼을 구축해 활동 중”이라고 전하며 1차 토론을 마쳤다.
 

   
 

2. 도시의 문화

두 번째 포럼 주제는 ‘도시의 문화’였다. 2차 토론회에서는 첫 번째 주제에서 나온 도시 속 문화 활동들이 도시와 함께 공존 가능한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신현준(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교수는 현재 화두가 되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정의를 내리면서 토론을 시작했다. 그는 “오래된 도시, 허름하고 저렴했던 동네가 소위 멋지고 비싼 동네로 바뀌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땅값과 임대료가 오르는데, 이는 거의 부동산 투기가 원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젠트리파이어-피전치자’의 개념을 설명했다. 젠트리파이어란 젠트리피케이션을 발생시키는 중간계급을 이르며, 피전치자는 젠트리피케이션을 통해 자신이 살던 곳에서 쫓겨난 사람들을 말한다. 그는 “사람에 따라 또는 시대에 따라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정의가 달라졌다”며 “피·가해자로 구분 짓는 것보다도 각 행위자가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어나가는 주관적 경험을 검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신현준 교수는 해당 문제는 △제도 △권리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역설했다. 그 중 ‘마음’을 강조하면서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있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발표를 이어받은 영도깡깡이예술마을사업단 송교성 사무국장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둘러싼 행정 실태를 비판했다. 지난 5년 사이 각종 사업으로 부산광역시에는 사상 인디스테이션, 민락 인디트레이닝 센터 등 많은 문화예술공간이 생겼다. 송교성 사무국장은 지자체의 문화공간은 느는데 비해 문화예술활동가들의 공간은 사라지고 있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많은 정책 담당자들이, 공간만 생기면 자연스레 문화예술이 겪고 있는 문제들이 없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오히려 건설비를 문화예술단체에 지원해줄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송교성 사무국장은 행정적 절차의 모순을 다시 짚었다. 그는 “비영리단체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하려면 먹고 사는 것부터 해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 예산이 책정되기 어렵다”며 “이는 문화예술단체를 소모하고 재능기부를 강요하는 형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 발표는 문화연대 최준영 사무처장이 맡았다. 그는 서울특별시 연남동에서 진행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 이야기를 전했다. 최준영 사무처장은 연남동의 젠트리피케이션 시작을 2010년에 지어진 공항철도 출구로 보았다. 공항철도가 연남동에 개통되고, 홍익대학교 근처를 관광하러 온 외국인들이 연남동을 거치게 되면서 인근 땅이 호가하게 된 것이다. 최준영 사무처장은 “이어 경의선 숲길공원까지 개장하면서, 불과 2, 3년 만에 땅값이 훌쩍 올라버렸다”며 “홍익대 입구, 이태원에서 밀려서 연남동에 온 사람들은 현재 대안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주민들의 연대와 관심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주민 스스로 조직이 되고 권리를 행사하여, 개발 계획을 일부라도 변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박지영 기자  ecocheese@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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