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문화
예술 앞 장애인들에게 ‘장애’가 없는 사회가 오기 위해
  • 박지영 기자
  • 승인 2016.09.11 00:50
  • 호수 1528
  • 댓글 0

 

   
 

  지난 8일 부산 KBS홀에서 ‘2016 장애인문화예술축제 리날레 in 부산’이 개최됐다. 축제에 참여한 장애인들은 신체의 장애, 정신의 장애가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데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아름다운 목소리가 모여 합창이 되고, 흥겨운 음악에 즐겁게 난타를 치는 모습은 여느 예술 축제와 다르지 않았다. 축제는 성황리에 끝났지만, 장애인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것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문화예술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예술인들의 문화예술 활동에는 큰 장벽들이 존재한다.

편견으로 비롯된 잘못된 인식,
장애예술의 발목을 잡다

먼저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창작 발표 기회의 부족은 그들이 활동하는 데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 8일 ‘2016 장애인문화예술축제 리날레 in 부산’이 개최됐지만, 해당 축제를 주관한 부산광역시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손기식 협회장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부산에서 장애인이 문화예술능력을 발표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장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물론 소규모 발표장이 있지만, 대부분 전문성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4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장애예술인 1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애 예술인에게 창작발표 기회가 어느 정도 주어진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56.5%(96명)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장애인 문화예술에 관련한 지원과 정책 여건도 넉넉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동구장애인복지관 심아름 팀장은 “장애문화예술을 위한 명목으로 예산이 내려오는 경우는 없다”며 “장애인을 위한 전반적인 보조금이 있긴 하지만, 강사 비용, 합창단복 등을 마련할 재정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는 <부산광역시 장애인체육 진흥 조례>를 두어 지원을 하고 있는 장애인체육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장애인체육과라는 별개의 조직을 두고 관련 업무를 세밀하게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문화예술은 예술정책과에 ‘장애인 예술’이란 개괄적인 업무만 존재할 뿐이다. 같은 주체를 다루는 부서라도 이러한 차이가 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공모사업이나 후원을 받게 된다 하더라도 계속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베데스다 정평선 과장은 “장애예술인들은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워 후원과 지원이 쉽게 끊어진다”며 “전문적인 교육을 실시하려 해도 금전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장애인들의 낮은 자발적 참여도 문제 중 하나다. 문화예술활동을 장려하는 시설에 소속되지 않은 장애인들은 관련 정보를 얻기가 더욱 어렵다. 또한 장애인 문화예술단체의 수도 적다. 유인숙 사회복지사는 “비장애인들은 자신의 권리를 찾기 쉽지만 장애인들은 오히려 찾아줘야 한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장애인들 스스로도 문화예술 활동 주체를 인지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장벽들은 장애인의 문화예술창작 활동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사회적 평가가 낮아 발생한다. 먼저 장애인의 문화예술은 복지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렇기에 장애인을 위한 문화예술프로그램 대부분은 예술능력 향상보다는 재활을 목적으로 한다. 해운대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정미 소장은 “복지 재활 차원의 프로그램만 진행되다 보니, 매년 기초 강습만 하게 된다”며 “예술능력의 진전을 바라보긴 힘들다”고 전했다.
또한 문화예술의 자체보다 ‘장애’라는 점이 부각되는 것도 있었다. 비바챔버 오케스트라 유영재 바이올린 지도교수는 “사람들은 ‘장애인들이 잘할 수 있나’라는 의문을 가지거나 ‘장애인 치곤 잘했네’라고 이야기한다”며 “충분한 교육만 이뤄진다면 전문예술인으로 거듭날 수 있음에도 이러한 편견들에 힘이 부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애’ 예술이 아닌 장애 ‘예술’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사회통합이 이뤄질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문화예술이다. 김정미 소장은 “다른 활동들은 이해의 영역이지만 문화예술은 공감의 영역이기에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통합이 쉽게 이뤄진다”며 “좋은 공연은 보는 사람도 즐길 수 있기에 사회통합에 좋은 역할이 되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이란 단어가 아닌 ‘예술인’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필요하다. 유영재 지도교수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충분한 예술교육환경이 갖춰지지 못했다”며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장애인들은 적절한 교육만 된다면 전문예술인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에게 전문예술인의 길이 열린다면, 그들의 자립과 더불어 사회통합까지 기대할 수도 있다. 정평선 과장은 “음악적 재능을 살려서 후에 장애인 시립악단의 일원으로 경제활동의 주체가 될 수도 있다”며 “문화예술로 자립에 이어 비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법 제도 마련이 시급하기도 했다. 장애인문화예술 법률이 제정되지 않으면 관련 정책으로 이어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방귀희 회장은 “장애인문화예술센터가 마련됐으니 이제 법 제정에 전력투구해야 한다”며 “장애인문화예술진흥법이나 장애예술인지원법이 제정된다면 인식은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ecocheese@pusan.ac.kr

<저작권자 © 부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지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