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감상평

  어린이를 위해 동심을 바탕으로 지어진 이야기. 우리는 모두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나쁜 악당을 물리치는 용사의 이야기나 착한 사람은 행복하게 살고 악한사람은 불행하게 되는 이야기들. 과연 어렸던 우리는 동화의 내용 모두를 이해하고 있었을까. 연극 <안데르센>은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동화를 재구성했다. 그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연극 속에서, 어른이 된 우리는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극이 시작되면서 한 명의 소년이 관객석을 지나 무대 위로 올라간다. 무대 뒤편에서 나오는 남자가 그 소년에게 말한다. “자네가 쓴 극본은 문법이 하나도 맞지 않는데, 문법학교부터 다니고 다시 오는 것 어떤가”. 소년이 대답한다. “저는 극장에서 배우도 되고 싶습니다”. 그러자 남자는 “자네는 배우를 꿈꾸기에는 너무 키도 작고 못생겼어”라고 답한다. 소년이 반문한다. “얼굴이 못생겼다고 배우를 꿈꿀 수 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이 말을 들은 남자는 그 소년의 연극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는 14살의 어린 나이로 고향을 떠나 코펜하겐의 극장을 찾은 불멸의 동화작가 ‘안데르센’과 코펜하겐 극장장 ‘요나스 콜린’의 첫만남이었다.
연극은 소년 ‘안데르센’이 쓴 극본 등을 요나스 콜린에게 보여주며 진행된다. 그가 들려주는 △<미운오리 새끼> △<쓸모없는 여자> △<길동무>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의 총 다섯 개의 이야기. 이것들은 모두 어렸을 적 누구나 읽어봤음직한 동화의 내용이다. 이 동화들은 연극 무대위에서 다른 배우들의 연기로 꾸며진다. ‘안데르센’이 경험했던, 꿈꿨던 이야기들은 무대 위에서 새롭게 재탄생했다.
안데르센의 동화 속 주인공들은 모두 현실 속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현재 처지에 비관하지 말고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미운오리 새끼>부터 죽어가는 소녀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내고 있는 <성냥팔이소녀>까지. 어렸을 때는 몰랐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동화 속의 것만은 아니었다.
작품은 이러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미운오리 새끼> 속 동물들을 표현하는 동물마임, <인어공주>에서 주인공들을 연기하는 종이인형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안데르센’의 상상력을 적어낸 이윤택 연출가의 대본을 故이윤주 연출가가 자신의 재치로 풀어낸 결과다. 이때문에 어른들 뿐만 아니라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까지, 연극을 보는 모두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가족 모두가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연극 <안데르센>. 이는 오는 15일까지 한결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를 새롭게 다시 보고 싶다면, 이번 주 극장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연극 <안데르센> 중 한 장면.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이야기들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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