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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 놓친 최고위과정, “엄격한 학사 운영과 특성화 필요해”
  • 박정우 기자
  • 승인 2016.04.10 05:38
  • 호수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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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위과정의 필요성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지역사회 기여나 재교육의 측면을 들어 최고위과정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이 있는 반면, 정작 교육의 내실이 떨어지며 고위층 간 인맥 형성의 장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지식 습득과 인적 네트워크의 장
 
  최고위과정은 학위 과정을 거치지 않고,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전문적인 지식을 학습자에게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학위 수료 및 취득을 위해 수년간의 학습을 요구하는 학위 과정과 다르게, 최고위과정은 한 학기 내지 일 년 동안의 교육을 통해 나름대로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해준다. 또 대체로 본업이 따로 있는 수강생들은 주 1~2회, 야간에 이뤄지는 강의에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우리 학교 산업CEO과정을 수료한 A 씨는 “최고위과정은 사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손쉽게 해당 분야에 대해 공부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사회적 인맥 형성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다양한 영역에서 성공적인 입지를 쌓아온 수강생들이 모여 서로의 영역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자연스럽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 최고경영자과정 총동창회 김숙희 이사는 “최고위과정을 통해 생소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며 “많은 동문들이 사업을 확장하거나 친분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학의 입장에서도 최고위과정을 통해 재교육을 진행하면서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순기능이 존재한다. 사회 변화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면서 사회인들의 재교육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대학원 강재호(행정학) 원장은 “최고위과정은 대학이 상아탑으로만 남는 대신 지역 사회에 개방을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며 “이를 통해 학생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지식 습득의 기회를 주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고위과정의 등록금이나, 수강생들의 기부금 등은 대학의 재정적 안정에도 도움을 준다. 등록금의 일부가 학교를 위해 사용되는 것은 물론, 대체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인 수강생들이 발전기금 납부에도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행정실 관계자는 “강제적인 것은 아니지만, 매년 많은 수강생들이 발전기금을 내고 있다”며 “최고경영자과정 동창회 차원에서도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학벌 세탁, 돈벌이···
최고위과정에 새겨진 주홍 글씨
 
   
중국최고전문가과정 수강생 모집을 안내하는 현수막. 이처럼 대학에서는 최고위과정 수강생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최고위과정에 대한 긍정적인 목소리만큼이나, 비판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먼저 최고위과정에서 진행되는 교육의 내실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과정이 특강 형식의 일회성 강좌로 진행되며, 대체로 비슷한 커리큘럼으로 짜여 있다는 것이다. 또한 △워크샵 △산업시찰 △해외연수 같은 명목의 교육이 실제로는 관광 위주로 전개된다는 비판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박혜자 의원실 관계자는 “최고위과정이 실질적으로 재교육 차원에서 필요한 과목들로서 구성되지 않고, 관광이나 친목도모를 위한 행사 위주로 편성되는 경우가 많다”며 “좀 더 엄격한 학사 과정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중국연구소 홍태호(경영학) 소장도 “강의를 하지 않는 등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는 파행적 운영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한 대학 내에 너무 유사한 과정이 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특화된 과정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고위과정의 장점으로도 거론되는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있다. 일부 수강자들이 본래의 취지인 전문적 지식 습득보다 인맥 형성에 치중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학은 고액의 등록금을 받고 이들의 욕구를 만족시켜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학교육연구소 이수연 연구원은 “최고위과정이 내실 있는 교육이 되기 보다는 사교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학은 이를 돈벌이 용도로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홍태호 소장은 “한국은 파티 문화가 없기 때문에 사회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교류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대학이라는 틀 안에서 교류를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지점도 있다”고 밝혔다.
  최고위과정 모집 시 주로 제시되는 과정 수료 특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일부 대학에서 최고위과정을 수료하면, 대학 총동문회의 회원 자격을 부여한다고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고위과정이 학벌 장사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혜자 의원실 관계자는 “학부나 대학원 과정과 달리 최고위과정에는 입학시험이 없다”며 “학벌이 사회적 자산으로 중시되는 한국 사회에서 고액의 수업료로 학벌을 취득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 학교의 경우 총동문회 회칙에 최고위과정과 관련된 규정은 없지만 최고위과정 수료자도 회원으로 인정된다. 총동문회 회칙 제5조에 따르면 동문회 회원은 △학부 또는 대학원을 졸업한 정회원(1항) △학부 또는 대학원을 수료했거나 중퇴한 준회원(2항) △우리 학교 교수 및 명예학위를 받거나 공로를 인정받아 이사회에 의해 추천된 명예회원(3항)으로 한정된다. 이에 동문회 관계자는 “최고위과정 수료자도 회칙 5조 2항에 따라 넓은 범위에서 회원으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박정우 기자  wjddn132@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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