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의 부산시당이 내세운 문화예술 관련 공약이 부실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한 각 지역구의 후보들 역시 부산광역시의 문화예술 현안들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공약을 내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주요 정당 문화예술 공약
‘부실’ 또는 ‘재탕’

  ‘2016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의 부산시당에서 각각 내세운 문화예술관련 공약이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부분이 이전의 공약들을 재탕하거나 실제 문화 현안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새누리당에서 내세운 ‘유·청소년 영재예술교육 프로젝트 ‘The SHARP’ 추진’ 공약은 지난 2012년 부산문화재단에서 진행했던 예술영재 프로젝트 ‘The Sharp’사업과 유사하다. 당시 부산문화재단은 ‘부산출신의 음악 예술영재에게 총 2,000만 원의 지속적인 지원을 하겠다’며 사업을 진행했다. 또한 그들이 내세운 ‘뮤지컬산업진흥센터 건립’은 부산 내 대학의 한 교수가 내놓은 안과 흡사했다. 이민한(미술학) 교수는 “새누리당은 몇몇 문화전문가의 의견을 그대로 실은 것 같다”며 “나머지는 언론에서 떠도는 내용들을 편집해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진행하는 문화예술 관련 공약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문화와 관광을 접목시킨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를 위해 ‘역사 속 국제도시 관광 테마거리 조성’과 ‘부산형 문화예술전사 육성’을 내세웠다. 하지만 문화와 관광을 접목시키는 것은 부산시 문화예술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부산문화정책연구소 원향미 소장은 “대부분의 후보들이 문화예술을 상업적인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관광문화 공약 역시 이러한 인식 속에서 만들어졌다”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제2국회도서관은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의 의미를 합한 신개념 도서관인 ‘라키비움’ 형태의 복합 문화정보 기관으로 건립돼야 한다’며 부산광역시 내 제2국회도서관 유치를 공약했다. 하지만 제2국회도서관 유치는 이미 확정된 상태다. 특히 이와 관련해 작년 12월 ‘제2국회도서관 부산유치 범시민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제2국회도서관의 부지를 시민공원이 아닌 다른 곳으로 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의당의 경우 부산국제영화제나 예술인복지법 등 부산 예술의 현안을 잘 고려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 국민의당이 내세운 ‘역사와 문화를 통한 원도심 재생 프로젝트’ 공약 역시 이전부터 진행되어왔던 사업을 그대로 재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구 후보들의 공약 속
진짜 문화예술은 없다

  부산시에서는 60명의 국회의원 후보가 출마했고, 그 중 18명의 후보가 선출된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저마다의 공약을 내세우며 선거운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들의 공약 중 상당수가 경제·복지나 일자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문화예술 관련 정책이 부족한 상태다. 각 지역구와 관련된 문화예술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입후보자 총 60명 중 19명(32%)은 문화예술관련 공약을 전혀 내세우지 않았다. 이는 모든 후보자들이 주민들의 복지나 청년 노인들의 일자리 정책 등을 내세운 것과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문화예술 공약을 내건 후보들 중 대부분이 이를 관광산업과 연관시켰다는 것도 문제다. 관련 공약을 발표한 후보 41명 중 25명은 문화를 상업 또는 관광도 연계시켜 문화공약이라는 이름으로 내걸었다. 가치예술협동조합 김정주 대표는 “정치인들이 문화예술의 부흥을 일으키겠다고 하더라도 표를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후보자들이 보기에는 문화예술 정책보다는 복지·경제 등과 관련된 공약이 국민들의 표를 더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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