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

   
지난 6일 방문한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 녹음 현장에서 DJ와 게스트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지난 6일 방문한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의 한 녹음실. 녹음실의 문을 열면 가장 먼저 “제일 쉬워 보이는 것이 가오나시여서 그 분장을 했어요”, “요즘은 반티로도 만들더라고요”라며 담소를 나누는 DJ들의 모습이 보인다. 둥근 탁상에 둘러앉아 마이크에 입을 대고, 코스프레와 관련된 자신들의 에피소드를 늘어놓는 그들의 얼굴엔 즐거운 미소가 가득했다. 이들은 바로 부산의 청년들이 모여 부산과 청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팟캐스트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였다.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이하 부달라)는 2014년 마을미디어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처음 출발했다. 라디오라는 매체에 생소했던 그들은 전문 강사를 섭외해 교육을 받으면서, 구성원의 체계를 갖추고 녹음을 시작하게 됐다. 부달라는 원래 ‘반송의 달콤한 라디오’라는 이름으로 반송 지역의 이야기만을 다뤄왔다. 하지만 반송 지역의 이야기만을 다루다 보니 소재의 한계를 겪게 됐고, 이후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 위해 부산 전체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그렇게 현재 부달라에 모인 국원들은 총 19명. 나이도 사는 곳도 모두 다른 20대 청년들이 모인 공통점은 바로 ‘꿈’이었다. 많은 구성원들이 라디오와 관련된 진로를 꿈꿨거나 현재 진행 중인 것이다. 김정석(동구, 26) 씨는 “고등학교 때 꿈이 라디오 DJ였는데, 못 이룬 꿈을 다시 펼쳐볼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지원한 사람도 있었다. 정지수(부산진구, 22) 씨는 “내가 생각하는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나보고 싶었다”며 “내가 이야기를 전하면 그것을 듣는 사람들의 반응을 듣고 싶어 지원했다”고 전했다.
  같은 꿈과 희망을 가지고 뭉쳤지만 지금의 부달라가 있기까지에는 많은 걸림돌이 존재했다. 구성원 중에서 연락이 두절되거나 탈퇴한 멤버들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문제들로 지금의 멤버들은 친목활동을 함께하거나 활동 가감제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부달라 정욱교(동래구, 25) 국장은 “모두가 친해지기는 어렵겠지만 좋은 인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단순히 일만 하는 관계보다 함께한다는 서로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6기 체제로 새롭게 개편된 부달라는 기존의 코너 △여기는 부우산 △힙합 놀이터 △달콤한 연애 상담소와 새로 개설된 △오덕 공화국 △자극 폭격 △부달라 극장으로 구성된다. 매일 새로운 코너와 주제로 6개월간 청취자들을 찾아간다. 각 코너의 구성원들은 2주간의 준비과정을 거친다. 담당 PD가 스토리보드나 진행 플롯을 짜고 구성 내용에 대해 회의를 거친 후 녹음에 들어가는 것이다. 별도로 진행되는 전체회의에서는 서로의 코너에 평가하는 시간을 가진다. ‘오덕 공화국’ PD로 활동 중인 장진경(경남 김해시, 23) 씨는 “피드백을 진행할 때 좋은 평을 받으면 내가 기획한 것이 인정받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부달라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이 내고 싶은 목소리를 마음껏 낸다는 것이다. DJ로 활동하는 김동현(사하구, 24) 씨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 살을 맞대며 녹음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며 “어렵지 않은 소재로 접근해 청취자들도 쉽게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부달라가 자신들의 20대 중 가장 큰 추억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성원과 가족처럼 지내면서 소중한 추억을 쌓고 있는 것이다. 장진경 씨는 “활발하지 못했던 지난 대학생활을 보상받기 위해 부달라가 나의 20대를 화려하고 활발하게 장식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정욱교 씨는 “다른 방송 활동을 하면서 그 곳의 체계나 무거운 분위기가 싫증나 더 자유로운 방송 환경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그 꿈을 여기서 이뤘고, 이제 라디오 PD라는 꿈을 여기서 다시 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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