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내에서 이른바 ‘과방의 빈부 격차’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과방이 없는 학과도 있고, 과방이 있는 학과 사이에서도 그 크기나 시설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과방의 부재는 학생 휴식 공간의 부재
한 단과대학 내에서도 과방 유무의 차이가 존재했다. 예술대학의 경우, 총 7개 학과 중 △미술학과 △조형학과 △디자인학과 △무용학과가 과방이 없다. 과마다 학년별로 전공 실습실이 주어지지만 이곳은 연습실이나 작업실로 쓰이기 때문에 과방 역할을 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과거에는 과방에 접이식 침대를 둬서 학생들이 쉴 공간을 마련했지만, 그마저도 학교 측의 권고로 없앤 상황이다. 예술대학 김재환(디자인학 13) 회장은 “예술대학의 특성상 학생들의 야간잔류가 잦은 만큼, 밤새 학생들이 쉴 휴식공간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학과 통합으로 특정 학년만 과방이 없는 경우도 있다. 공과대학의 건설융합학부는 현재 1학년들의 과방이 없는 상태다. 작년부터 △건축공학과 △건축학과 △도시공학과 △토목공학과를 건설융합학부로 통합했다. 때문에 건설융합학부의 1학년들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A(토목공학 12) 씨는 “공과대학은 학과 학생 수가 많은 편인데 그에 비해 공간마련을 안 해주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과방은 있지만… 편히 쉴 수 없는 공간
과방은 있지만 공간이 좁거나 시설이 열악해서 불편을 겪는 학과들도 있었다. 사회과학대학은 현재 7개 학과 중 5개가 ‘통합학생회실’에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모여 있다. 단독으로 조성된 나머지 두 개의 학생회실과 비교하면 이곳의 공간은 좁고 방음도 전혀 안 된다. 특히 점심시간이 되면 통로는 5개 과의 학생들이 섞여 발 디딜 틈이 없다. 류연철(심리학 16) 씨는 “과방에 인원이 10명만 넘어도 앉을 자리가 없고 서 있기도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김광우(신문방송학 12) 씨는 “건물을 증축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새로 건물을 짓지 않는 이상 공간 마련은 힘들어 보인다”고 전했다.
사범대학의 지구과학교육과 같은 경우는 과방의 시설이 열악해 학생들이 잘 찾지 않는다. 마치 옥탑방과 같은 위치와 구조다. 겨울철이 되면 내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데, 학교 측에서는 화재위험으로 전기장판과 같은 온열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이새란(지구과학교육 13) 씨는 “과방이 옥탑방 구조에 천장높이가 낮아서 불편하다”며 “엘리베이터도 없어서 올라가기도 힘들다”고 전했다.
하지만 건물의 사용용도가 이미 정해져 있고 과방 신설 계획이 없어서 과방 마련은 요원해 보인다. 현재 우리 학교는 ‘공간비용채산제’를 적용하고 있다. 공간비용채산제란 학교 본부에서 공간 사용 주체에게 기준 면적을 배정해주고, 초과 사용할 경우 사용료를 납부하거나 초과 공간을 반납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는 기존에 있는 공간의 사용에 대한 제도일 뿐, 공간 신설에 대한 제도는 마련되지 않았다. 캠퍼스재정기획과 김두찬 팀장은 “학생들이 공간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다”며 “하지만 공간을 마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주어진 공간을 잘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사회과학관에 위치한 통합학생회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5개 학과의 학생회실이 모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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